광화문광장에 묻혀 있던 ‘조선 육조거리’ 흔적 발굴

박창규 기자 입력 2021-05-11 03:00수정 2021-05-1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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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구조화 공사 중 모습 드러나
삼군부-사헌부 관청 터 등 확인
발굴된 유구, 21~29일 일반에 공개
발굴과정-해설 담은 현장 영상도
광화문광장 매장 문화재 발굴 조사에 참여한 연구원들이 10일 조선시대 육조거리 등의 발굴 현장을 취재진에 공개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군사업무를 총괄했던 삼군부를 비롯해 다양한 유구가 발굴됐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재구조화 공사가 진행 중인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조선시대 육조거리의 흔적이 발굴됐다. 삼군부, 사헌부 등 조선시대 주요 관청의 위치와 건물 기초도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시는 2019년 1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광화문광장 문화재 발굴조사에서 이처럼 다양한 유구(遺構·과거 토목건축의 구조, 양식 등을 알 수 있는 실마리가 되는 자취)를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 광화문광장서 삼군부, 사헌부 등 흔적 발굴

시는 조사 대상지 1만100m²에서 9단계에 걸쳐 문화재 발굴조사를 진행해 왔다. 2019년 3월부터 약 8개월간 광화문광장 전체를 대상으로 시험발굴조사를 벌인 데 이어 지난해 10월부터는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조사 범위를 정해 정밀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는 이달 말 완료된다.

조선시대 유구가 나온 곳은 전체 조사 대상지의 약 40%(4000m²)이다. 이곳에서는 15∼19세기 조선시대 관청 터를 비롯해 민가 터와 담장, 우물 터, 물길, 문지(門址·문이 있던 자리) 등이 발견됐다. 정부서울청사 앞에서는 삼군부의 외행랑 기초가 발굴됐다. 삼군부는 조선시대 군사업무를 총괄하던 관청이다.

시 관계자는 “육조거리를 사이에 두고 의정부와 마주 보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됐던 삼군부의 위치가 실제 유구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시는 2013년부터 7년여간 벌인 발굴조사를 통해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북측에서 조선시대 최고 행정기구인 의정부의 주요 건물 위치와 규모를 확인했다. 이곳은 지난해 7월 국가지정 문화재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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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로 공원 앞에서는 조선시대 관리 감찰기구인 사헌부의 유구로 추정되는 문지와 행랑, 담장, 우물 등이 발견됐다. 16세기 육조거리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배수로도 나왔다. 현대해상 건물 앞에서는 민가로 추정되는 건물의 흔적과 우물, 배수로 등이 여럿 발굴됐다. 도자기나 기와 조각 등 조선시대 유물도 조사 지역에서 다수 출토됐다.

시 관계자는 “지금의 광화문광장에서 세종대로까지 이어지는 곳에 조선시대 서울의 핵심가로인 육조거리가 있었다”며 “일제강점기 때 훼손되고 고층 건물과 도로가 들어서면서 사라진 흔적을 이번에 추가로 찾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 이달 하순 시민에게 현장 공개

시는 이번에 발굴된 유구를 시민들에게 공개한다. 현장 공개는 21∼29일 진행된다. 하루 2번씩 총 18회 열리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회당 12명으로 인원을 제한한다. 문화해설사가 동행해 70∼90분간 진행되며 가족 단위 참가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주말에는 모형 유물을 접합하거나 복원해 보는 고고학 체험 시간도 마련된다. 신청은 11일부터 광화문광장 홈페이지(gwanghwamun.seoul.go.kr)에서 참가신청서를 내려받아 e메일로 제출하면 된다.

현장 공개에 참가하지 못한 시민들을 위해 이달 말에는 현장 영상도 공개된다. 문화재 발굴 과정과 문헌을 통해 알아보는 조선시대 육조거리 기록, 전문가 해설 등이 담긴다.

시는 문화재 정밀발굴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문화재 심의를 진행한다. 심의 결과에 따라 보전 및 활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상택 시 광화문광장추진단장은 “이번에 발굴한 문화재의 역사성을 살리는 동시에 미래지향적인 보존 및 활용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며 “방안 마련 과정에서 시민들의 의견도 충분히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광화문광장#조선 육조거리#흔적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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