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들끼리 마주보게 자리배치, 목사보다 신자들 위한 공간으로
“자존감 회복과 가족 행복이 코로나 시대 이겨낼 키워드”

―이런 소박한 목회자 공간은 오랜만이다.
“목사보다는 신자들을 위한 공간이 많아야 하는 것 아니냐. 월세로 이 건물의 3∼5층을 쓰고 있다. 3층은 예배당, 4, 5층은 교육관이다.”
“교회가 빚을 지면서까지 건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는 신자들에게 부담을 덜 주는 월세를 택했다.”
2008년 서울 강남 지역에서 5명의 신자로 출발한 이 교회는 여러 차례 옮겨 다니다 2019년 분당에 자리 잡았다. 상담심리학과 자연치유학으로 2개의 박사 학위가 있는 천 목사는 목회 활동에 앞서 상담센터와 대체의학 시설을 운영하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전 출석 신자 500여 명 중 청년 비율이 60%에 이르는 것도 이채롭다.
―목회에 앞서 가진 다른 경력이 눈길을 끈다.
“상담센터와 대체의학 분야를 연구하면서 부흥 강사로도 2년간 활동했다. 나이 40에 목회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조금 빨랐던 셈이다.”
―나이 40, 특별한 이유가 있나.
“외조부가 장로님이셨는데 목회자들의 설교를 들으면서 상처를 많이 받으셨다고 한다. 어릴 때 ‘준협아, 네가 목회자가 되려면 나이 40까지는 인생 경험을 쌓고 목회를 하라’고 했다. 그런 영향으로 인간의 마음, 심리적 변화가 육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연구하는 데 시간을 많이 쓴 것 같다. 목회자로 은퇴한 아버지도 사업을 크게 하시다 뒤늦게 목회를 시작했다.”
―한국 교회의 고민이 젊은 신자들의 급격한 감소다. 청년 신자 비율 60%는 기적에 가까운 수치다.
“1990년대 말 영국에서 유럽 교회를 연구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한 동네 교회 5곳 중 4곳은 이슬람이나 힌두교 사원, 술집으로 바뀌고, 신자들은 1곳에 모여 예배를 올리더라. 그나마 1000석이 넘는 좌석 중 앞의 두 줄만 노인들이 채우고 있었다. 이 모습이 한국 교회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직감했다.”
―청년 목회의 비결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교회가 열린 공간이 되어야 한다. 단지 공간적 개념이나 문화 예술 프로그램이 많다는 차원이 아니라 기존의 권위와 관습에서 벗어나야 한다. 청년들이 찾아오면 편하고 행복하다는 느낌을 받아야 한다. 요즘 청년들은 행복한 경험이 별로 없다. 돈과 취업에 대한 고민뿐 아니라 가족 내에서 받은 상처가 많다. 교회 대가족 공동체가 이런 상처들을 치유해야 한다.”
―코로나19 중 일부 교회의 문제로 한국 교회가 최소 10년은 후퇴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경영학을 빌리면, 지금 한국 교회의 모습은 고객 위주가 아니다. 고객 감동이 없다. 교회 밖의 사람들을 위한 배려도 없으니 멀어질 수밖에 없다.”
―길거리 전도 등 공격적인 선교에 비판적인 지적이 많다.
“노방전도(路傍傳道)? 2000년 전에는 그 방식이 좋았을 수도 있지만 현대사회에서는 너무 비효과적이다. 우리 교회는 코로나19 이전에도 노방전도를 하지 않았다. 온라인을 통해 예배는 물론이고 모임, 전도까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나이 든 분들도 몇 가지만 배우면 자녀들과 소통이 쉽다며 좋아한다.”
―코로나 우울을 이겨낼 조언을 들려 달라.
“자존감 회복과 가족 행복, 두 가지가 있어야 암울한 코로나 우울증을 이겨낼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가 아니라 지금 준비해야 한다.”
성남=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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