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뮤즈’ 그레코 별세…마크롱 “그의 얼굴과 목소리, 우리 삶에 남아 함께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24일 22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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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를 풍미했던 프랑스 샹송 가수 쥘리에트 그레코가 23일(현지 시간) 93세 일기로 별세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파리의 뮤즈’로 불렸던 그레코는 에디트 피아프, 이브 몽탕과 함께 프랑스 3대 샹송 가수로 꼽힌다.

1927년 프랑스 남부도시 몽펠리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고인은 파란만장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일찍이 아버지가 집을 나가면서 할머니와 수녀들의 손에서 자란 그레코는 어머니, 언니와 함께 파리로 이주한다. 하지만 고인이 열두 살 때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또 다시 위기를 맞게 된다. 어머니와 언니가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다가 독일 나치 강제 수용소로 끌려가게 되면서 어머니 지인의 집에 신세를 져야 했다.

그가 처음 스타로서의 자질을 인정받은 건 파리 뒷골목 지하에 위치한 한 재즈 클럽에서였다. 1949년 고인은 이웃 주민으로 가깝게 지내던 사상가인 장폴 사르트르와 시인 자크 프레베르 등 여러 예술가들의 권유로 한 클럽에서 가수로서 첫 무대에 오른다.

1951년 ‘이것이 본래 나인걸’ 첫 녹음을 시작으로 다음해 앨범을 발매한다. 이후 ‘파리의 하늘 아래’, ‘사랑한다 말해주오’, ‘늙은 연인들의 노래’ 등 주옥같은 노래들을 선보이며 샹송의 전설로 자리매김했다. 어두운 색 머리, 짙은 눈화장, 그리고 검정색 무대 의상을 즐겼던 ‘온통 검은 패션’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고인은 2006년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유명해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레코는 89세 때 2016년 뇌졸중으로 쓰러지기 전까지도 샹송을 작곡할 정도로 노래에 대한 열정이 넘쳤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그의 얼굴과 목소리는 계속해서 우리의 삶에 남아 함께 할 것”이라며 애도했다.

신아형기자 a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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