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륙 앞둔 음원 공룡 ‘스포티파이’, 음악계 넷플릭스 될까

임희윤 기자 입력 2020-09-16 17:37수정 2020-09-1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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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음원 서비스 플랫폼인 ‘스포티파이’가 국내 상륙을 앞뒀다. 스포티파이는 최근 국내 임원을 선임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한국 공식 계정을 만들어 해외 버전에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해 초부터 음악업계에서는 스포티파이의 4월 한국 진출설이 파다했지만 현재도 스포티파이코리아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프로필 사진(로고)만 덩그러니 올라온 상황이다.

음악업계에서는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싱글차트 순위보다 스포티파이의 성적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일부 가요기획사는 해외 인기도를 알리기 위해 최근 스포티파이 차트 성적을 홍보하는 상황이다. 전 세계에 약 3억 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스포티파이는 국내에 안착할 수 있을까.

국내에서도 일부 사용자들은 미국이나 일본으로 주소를 우회하는 방식으로 스포티파이를 사용하고 있다. 사용자들이 스포티파이의 장점으로 꼽는 것은 개인별 맞춤 음악 추천, 수많은 양질의 플레이리스트(추천 재생 목록)다. 장르별로 스포티파이가 만드는 메인 플레이리스트부터 사용자들이 직접 만들어 공유하는 것, 뉴욕타임스나 피치포크 등 다른 매체가 만들어 올리는 것까지 다양한 목록을 구독해 좋은 음질로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상륙 효과에는 아직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한국적 서비스와 음악에 익숙한 사용자 환경이 첫째 이유로 꼽힌다. 한 음악 서비스 업체 임원은 “근래 한 국내 음원 플랫폼은 애플뮤직 등 해외 서비스 스타일로 개편했다가 조용히 한국적 서비스로 유턴했다”며 “멜론, 지니 등이 구축한 환경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에게는 스포티파이가 낯설고 불편해 무료 체험기간이 끝나면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 A 음반·음원 유통사 관계자는 “아이폰 사용자에 특화한 애플뮤직보다는 스포티파이의 확장성이 커 보이긴 하지만, 애플뮤직처럼 일부 한국 음원 확보에 실패한다면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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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의 돌풍을 일으킬 거라는 시각도 있다. 국내외 음악가와 계약한 한 음반사 관계자는 “스포티파이가 수 년 내로 멜론을 꺾고 한국에서도 1위 사업자로 올라서는 게 목표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동통신사 등과 제휴해 대대적인 무료 체험 이벤트를 펼친다면 넷플릭스처럼 단기간에 대세로 올라설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큰 변수는 유튜브의 음악시장 잠식 양상이다. 한 글로벌음반사 관계자는 “한때 과반을 점했던 멜론의 시장 지배력이 1년여 만에 50% 이상 급감한 것을 느낀다. ‘멜론 이탈 수익’이 곧바로 유튜브로 이동 중인 것을 데이터로 보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멜론이 아니라 유튜브와 경쟁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스포티파이코리아는 현재 국내 음악 권리 단체들과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의 한 저작권단체 관계자는 “스포티파이와의 협상이 잘 끝나 이르면 이달 중에도 국내 서비스가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스포티파이가 본사와 조율 과정에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006년 스웨덴에서 출범한 스포티파이는 현재 약 100개국에서 쓰는 1위 플랫폼이다. 아시아에선 일본, 인도, 홍콩 등에서 정식 서비스되고 있다. 이미 세계에서 충분한 수익을 거두고 영향력도 확보한 스포티파이가 굳이 쉽지 않은 한국시장에 진출하는 데는 상징성이 작용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 글로벌음반사 임원은 “국제 시장에서 케이팝의 위상이 커짐에 따라 본토(한국) 소비자의 성향을 빅데이터로 모아 분석하고 가요기획사들과 협력 관계를 굳히려는 포석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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