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왕국’ 꿈꾸는 김성수 대표, 카카오M서 새 신화 쓸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4일 1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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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콘텐츠 자회사 카카오M은 2018년 8월 출범한 이래 국내 어느 엔터테인먼트 기업보다 빠르게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다. 매니지먼트 및 드라마, 영화 제작사의 인수합병(M&A)을 통해서다. 아이돌그룹 ‘몬스타엑스’의 소속사 ‘스타십’, 가수 아이유의 1인 기획사 ‘이담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음악레이블 4곳, 배우 공유와 수지 등이 소속된 ‘매니지먼트 숲’, 이병헌이 소속된 ‘BH엔터테인먼트’ 같은 배우 매니지먼트사 7곳, 드라마 제작사 3곳, 영화제작사 ‘월광’과 ‘사나이픽쳐스’, 공연 제작사 ‘쇼노트’까지 콘텐츠 전 분야를 아울렀다.

‘컨텐츠 왕국’을 추구하는 카카오M의 버팀목은 지난해 1월 취임한 김성수 대표다.

김 대표는 30년 이상 콘텐츠업계에 몸담으며 시장의 변화를 체험했다. 1989년 제일기획에서 일을 시작해 투니버스, 온미디어를 거쳐 2010년~2018년 CJ E&M(현 CJ ENM) 대표를 했다. 이때 ‘응답하라’ 시리즈나 ‘슈퍼스타K’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 등 드라마와 예능 히트작들을 잇달아 내놓으며 tvN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대표는 14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무대에 오른 김 대표는 “내게 또 한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디지털 플랫폼에 도전해서 더 콘텐츠 오리엔티드 된, 콘텐츠를 잘 만들 수 있는 사업을 해야겠다는 계획이 있었다. 내가 카카오M에 온 이유”라고 입을 열었다.

김 대표가 택한 방법은 M&A였다. 성공한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을 확보해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카카오M가 ‘톱 탤런트 그룹(Top Talent Group)’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콘텐츠를 잘 만들 유능한 사람을 모아 지원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지난 1년 반 동안 가수 배우 감독 작가 PD 같은 유능한 크리에이터들을 모았다. 앞으로도 M&A는 지속될 것이다.”

산재한 레이블과 매니지먼트, 제작사를 한데 모아 어떻게 수익을 내려는 것일까. 김 대표는 패키징(packaging)이라고 답했다.

“할리우드에서 작가, 메인 캐스팅, 감독, 투자 등 컨텐츠의 주요 요소들을 하나로 묶어 메이저 스튜디오에 파는 것을 패키징이라고 하는데 이를 담당하는 숨은 실력자가 있다. 유능한 크리에이터들을 기반으로 시나리오, 감독, 캐스팅 등을 구성해 판매하는 것이 최종 수익모델이 될 것이다.”

김 대표는 2023년까지 디지털 콘텐츠에 3000억 원을 투자해 오리지널 예능 및 드라마 240편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또 매일 70분 분량의 디지털 콘텐츠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기존 디지털 콘텐츠는 분량이 짧고 완성도가 떨어져 광고가 붙거나 판권이 팔리기 어려운 구조여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얘기다. 기존 TV 드라마나 예능 컨텐츠 투자비 이상을 들여 웰메이드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해 수익을 내겠다는 것.

“우리가 만들 디지털 콘텐츠는 카카오M이 보유한 제작진과 TV 프로그램에 버금가는 투자, 카카오페이지의 오리지널 지적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고 광고주에게도 매력적인 콘텐츠가 될 것이다. 특히 웹툰은 웹드라마와 호흡이 잘 맞는다.”

국내 최대의 음원 투자 및 유통 점유율을 바탕으로 멀티 레이블 체제를 강화하고 K팝 미디어 ‘원더케이’ 등을 활용한 디지털 콘텐츠 제작도 강화한다. 로맨스, 코미디, 메디컬, 수사 등 다양한 장르의 영상 IP도 개발해 2023년까지 블록버스터급 등 연간 약 15편을 제작할 계획이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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