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봐, 꿈의 낙원이 가득해… 고민보다 GO!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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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기획]전북 완주
작년 BTS 화보-영상 촬영 이후 세계적 관광지로 떠올라
오성제 ’방탄 소나무’는 사진 명소
아원고택 모든 창은 풍경 담는 액자



《전북 완주는 지난해 세계적인 관광지로 떠올랐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7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찜’한 덕분이다. 지난해 BTS는 ‘2019 서머패키지 인 코리아’ 화보와 영상을 완주에서 촬영했다. 그동안 사이판, 필리핀, 두바이 등 해외에서 촬영했지만 이번에는 한국의 완주를 선택한 것이다. BTS가 다녀갔던 완주 여행지와 꼭 가봤으면 좋을 여행지를 BTS 노래 제목으로 소개한다.》


작은 것들을 위한 시-소품 같은 풍경
전남 순천이 아닌 전북 완주에도 송광사가 있다. 예전에는 일주문이 3km나 떨어진 큰 규모의 사찰이었던 송광사는 대웅전 등 많은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다. 원래 백련사였다가 1622년 재건 후 송광사로 불렸다
전남 순천이 아닌 전북 완주에도 송광사가 있다. 예전에는 일주문이 3km나 떨어진 큰 규모의 사찰이었던 송광사는 대웅전 등 많은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다. 원래 백련사였다가 1622년 재건 후 송광사로 불렸다
완주에는 소품처럼 소소하면서도 잔잔한 풍경을 지닌 곳들이 있다. 소양면 대흥리 오성 한옥마을 근처 삼각형 모양의 아담한 오성제 저수지가 그중 한 곳이다. 특이한 점이라면 제방 위에 우뚝 솟은 높이 5∼6m 되는 소나무다. 주위에 높은 나무나 풀이 없어 한 그루의 소나무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 나무 옆에서 BTS가 사진을 찍었다. 그 후 많은 사람은 ‘방탄 소나무’라 부르며 이 소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BTS를 잘 모르더라도 소나무와 주위 풍경이 만들어 내는 운치 있는 풍경은 매력적이다.

오성 한옥마을에 위치한 아원은 고택 세 채와 세 개의 산이 조화롭게 어울려 있다. 한옥의 처마 끝에서 보이는 자연 풍경이 아름답다. BTS 화보의 주요 촬영지이기도 하다.
오성 한옥마을에 위치한 아원은 고택 세 채와 세 개의 산이 조화롭게 어울려 있다. 한옥의 처마 끝에서 보이는 자연 풍경이 아름답다. BTS 화보의 주요 촬영지이기도 하다.


고산면 소향리 대아댐 인근에 위치한 용암상회도 BTS 팬들이라면 꼭 방문하는 곳이다. 가게 앞 평상에서 BTS가 화보를 찍은 덕분이다. 용암상회는 약 40년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여기저기 갈라지고 색깔이 바랜 간판이 오랜 시간의 경륜을 말해준다.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복고)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이 가게에선 70세를 넘긴 노부부가 음료수 등 먹거리를 팔고 있다. 그 옆으로는 개천을 건널 수 있는 자그마한 다리가 있다. 정식 이름은 없었지만 BTS가 다녀간 이후 ‘방탄 다리’로 불린다. 이곳에 가보니 BTS가 취했던 포즈를 따라해 보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낙원-천국 같은 풍경이 창밖으로

오성제 저수지 방파제 위에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BTS 소나무’로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오성제 저수지 방파제 위에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BTS 소나무’로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소양면 대흥리에는 한옥 23채가 모여 있는 오성 한옥마을이 있다. 그중 2016년 문을 연 ‘아원(我園·우리들의 정원이라는 뜻)고택’이 가장 유명하다. BTS가 화보를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입구가 있는 1층에서 본 아원은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커다랗고 현대적인 건축물이다. 내부는 갤러리로 꾸몄다. 다양한 작품들이 작은 공간에 효율적으로 배치돼 있다. 천장은 개폐식으로 낮에는 푸른 하늘이 드러나 자연적인 빛을 만들어낸다. 작품들을 구경하고 2층으로 올라가면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현대적인 건축물과 상반된 고풍스러운 한옥들이 눈에 들어온다. 만휴당과 안채, 사랑채, 별채로 구성돼 있는데 안채와 사랑채는 경남 진주의 250년 고택, 전북 정읍의 150년 고택을 그대로 옮겨 왔다. 기본 뼈대는 그대로 살리고 서까래와 기와만 교체했다. 터를 잡고 현재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15년이 걸렸다. 한옥 주변으로는 종남산, 서방산, 위봉산이 둘러싸고 있다. 전해갑 아원 대표는 “아원고택의 주인은 주변 풍광이다. 그중 정면에 있는 종남산을 어떻게 하면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현재 위치를 잡았다. 고택의 모든 창은 이 산을 담는 액자다”라고 말했다.

오성 한옥마을에 위치한 아원은 고택 세 채와 세 개의 산이 조화롭게 어울려 있다. 한옥의 처마 끝에서 보이는 자연 풍경이 아름답다. BTS 화보의 주요 촬영지이기도 하다.
오성 한옥마을에 위치한 아원은 고택 세 채와 세 개의 산이 조화롭게 어울려 있다. 한옥의 처마 끝에서 보이는 자연 풍경이 아름답다. BTS 화보의 주요 촬영지이기도 하다.

오성 한옥마을에 위치한 아원은 고택 세 채와 세 개의 산이 조화롭게 어울려 있다. 한옥의 처마 끝에서 보이는 자연 풍경이 아름답다. BTS 화보의 주요 촬영지이기도 하다.
오성 한옥마을에 위치한 아원은 고택 세 채와 세 개의 산이 조화롭게 어울려 있다. 한옥의 처마 끝에서 보이는 자연 풍경이 아름답다. BTS 화보의 주요 촬영지이기도 하다.

오성 한옥마을에 위치한 아원은 고택 세 채와 세 개의 산이 조화롭게 어울려 있다. 한옥의 처마 끝에서 보이는 자연 풍경이 아름답다. BTS 화보의 주요 촬영지이기도 하다.
오성 한옥마을에 위치한 아원은 고택 세 채와 세 개의 산이 조화롭게 어울려 있다. 한옥의 처마 끝에서 보이는 자연 풍경이 아름답다. BTS 화보의 주요 촬영지이기도 하다.

무더운 여름에도 한옥 안 마루에 앉아 있으면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 덕분에 시원한 느낌이 든다. 주변 풍경 어디를 봐도 초록빛으로 물들어 있어 상쾌한 느낌이다. 아원고택은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일반인 관람이 가능하다. 오후 4시 이후에는 한옥스테이에 묵는 숙박객만 들어올 수 있다.

여기 봐-놓치면 아쉬운 완주 절경

오성 한옥마을 위쪽으로 자동차로 2km 정도 올라가면 위봉산성이 나온다. 이곳 역시 BTS가 화보를 찍었던 명소 중 하나다. 1675년 7년에 걸쳐 쌓은 산성이다. 당시 산성은 폭 3m, 높이 4∼5m, 둘레 16km로 3개의 성문이 있었지만 현재는 일부 성벽과 서문만 남아 있다. 서문도 문루는 사라지고 높이 3m, 폭 3m의 아치형 석문만 있다. 산성 위로 100m 정도 돌을 밟으며 걸을 수 있다. 밑으로 석문과 ‘S’형으로 이어지는 산성이 눈에 들어온다. 산성에서 자동차로 2∼3분 떨어진 곳에 위봉폭포도 볼거리다. 높이 60m의 2단 폭포로 예로부터 완산 8경에 드는 절경으로 유명하다. 폭포 주변의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이 한 폭의 그림처럼 느껴진다. 도로에서부터 폭포 아래까지 나무로 된 산책로도 조성돼 있다.

1675년에 7년에 거쳐 쌓은 산성으로 약 16km의 성곽과 세 개의 성문이 있었지만 현재는 일부 성벽과 서문만 남아 있다.
1675년에 7년에 거쳐 쌓은 산성으로 약 16km의 성곽과 세 개의 성문이 있었지만 현재는 일부 성벽과 서문만 남아 있다.

높이 60m의 2단 폭포인 위봉폭포는 주변의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이 빼어난 경관을 이룬다.
높이 60m의 2단 폭포인 위봉폭포는 주변의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이 빼어난 경관을 이룬다.


핸드폰 좀 꺼줄래-조용한 휴식

공기마을 편백나무 숲은 1976년부터 마을 주민들이 산자락에 10만 그루의 편백나무를 심어 기른 곳이다.
공기마을 편백나무 숲은 1976년부터 마을 주민들이 산자락에 10만 그루의 편백나무를 심어 기른 곳이다.
상관면 죽림리 공기마을 편백나무 숲은 참빗처럼 가지런한 편백나무가 산자락에 빼곡해 산림욕을 즐기기에 좋다. 특히 여름이 찾아온 요즘 인적 드문 편백숲을 거닐면 그 어떤 휴양지도 부럽지 않다. 대숲을 뜻하는 ‘죽림’을 지명으로 쓰고 있지만 마을 뒤에 거대한 숲을 이루고 있는 건 편백나무다. 공기마을이라는 특이한 이름은 마을 형태가 밥공기를 닮았다고 해서 붙었다. 마을 주민들이 1976년부터 약 86만 m²에 편백나무 10만 그루를 심어 숲을 조성했다. 이제 이 숲을 이루는 편백나무들의 수령은 40년을 넘겼고 대부분이 높이가 20m가 넘을 정도로 울창해졌다.

공기마을 편백나무 숲은 1976년부터 마을 주민들이 산자락에 10만 그루의 편백나무를 심어 기른 곳이다.
공기마을 편백나무 숲은 1976년부터 마을 주민들이 산자락에 10만 그루의 편백나무를 심어 기른 곳이다.
공기마을 뒤쪽의 임도를 따라 산책로를 걷다 보면 편백나무 숲을 만날 수 있다. 나무가 촘촘하게 서 있어 햇볕조차 잘 들지 않을 정도로 어둑하다. 나무들 사이에 평상을 배치해 걷다가 느긋하게 쉬어가도록 배려했다. 평상에는 숲 그늘 아래에서 책을 읽는 사람, 낮잠을 자는 사람,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 김밥 등으로 간단히 식사를 즐기는 사람 등 숲속의 여유를 찾는 사람이 많았다.

구이저수지 옆에 위치한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은 세계 술 관련 유물 5만 여점과 술의 역사, 술의 정치학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구이저수지 옆에 위치한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은 세계 술 관련 유물 5만 여점과 술의 역사, 술의 정치학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더 깊고 짙은 편백나무 숲을 감상하는 방법도 있다. 평상에 누워 하늘을 보면 위로 솟아있는 빼곡한 나뭇가지들이 눈의 결정 같은 실루엣처럼 보인다. 그 사이로 하늘과 구름이 지나는 모습을 바라보는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이어지는 오솔길로 발걸음을 옮기면서도 편백나무 숲과 하늘이 만들어 낸 장면이 가슴에 남는다.

오솔길은 한 사람 정도만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다. 약 20∼30분이면 다시 마을로 돌아올 수 있는 코스여서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군데군데 편백나무로 만든 벤치들이 있어 쉬기에도 좋다. 가끔 나무 사이를 비집고 불어오는 바람은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식혀준다. 몇 년 전부터 촘촘한 나무들 때문에 어린 나무들이 잘 자라지 않자 최근에는 솎아내기를 하고 있다.

팔도강산-완주의 풍경이 내 마음으로

‘송광사(松廣寺)’ 하면 전남 순천을 떠올린다. 하지만 완주에도 송광사가 있다. 산속에 있는 사찰과 달리 평지에 있어 접근성이 좋다. 송광사는 종남산 아래 위치한 사찰로 신라 도의선사가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이름은 백련사(白蓮寺)였는데 일주문이 대웅전에서 3km나 떨어져 있을 정도로 큰 규모였다고 한다. 임진왜란 이후 폐찰(사찰이 사라짐)됐지만 1622년 재건을 시작해 14년 만에 완공됐다. 이때부터 절 이름도 송광사로 불렸다. 경내에는 대웅전(보물 1243호)과 종루(보물 1244호), 소조사천왕상(보물 1255호) 등 많은 문화재가 소장돼 있다. 템플스테이도 체험할 수 있다.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대아호수는 인공저수지임에도 자연스럽고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가로수가 울창한 20km 호반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좋다. 대아수목원(동상면 대아리)은 전국 최대 규모 금낭화 자생군락지 등 식물 2683종을 보유하고 있다. 입장은 무료다. 대규모 어린이 모험 놀이시설 ‘놀토피아’(고산면 소향리)에서는 재미있는 암벽 등반을 할 수 있다.

이 밖에 BTS가 화보를 촬영한 장소는 카페 비비낙안, 경각산 등이 있다. 언제 가볼 수 있을까 고민 중이라면, BTS 노래 제목처럼 ‘고민보다 GO!’.

글·사진 완주=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전북 완주#bts 화보 촬영지#오성제 저수지#용암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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