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크 입센의 사회문제극 ‘민중의 적’ 5월 26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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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4월 27일 1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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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을 뒤흔드는 파격의 연출가 토마스 오스터마이어((Thomas Ostermeier)가 돌아온다. 2005년 LG아트센터에서 ‘인형의 집-노라’로 국내에 소개된 오스터마이어는 올해 5월 헨리크 입센의 고전 ‘민중의 적’으로 한국 관객을 만난다.

토마스 오스터마이어가 연출한 ‘민중의 적’은 2012년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초연 후 런던 바비칸센터, 미국 BAM(브룩클린 아카데미 오브 뮤직)을 비롯해 독일, 캐나다, 뉴질랜드, 아르헨티나 등 세계 유수의 공연장과 주요 페스티벌에 초청되어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킨 화제작이다.

독일 베를린 샤우뷔네 극장의 예술감독으로 17년째 고전과 현대극을 오가며 사회 비판적 메시지와 중산층의 위기를 담은 논란과 화제의 작품들을 발표해 온 그는 ‘민중의 적’을 통해 다시 한번 그의 연극 세계를 명징하게 전세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1882년 헨리크 입센에 의해 쓰여진 사회문제극 ‘민중의 적’은 토마스 오스터마이어를 만나 현대적 감각으로 되살아났다. 오스터마이어는 작품의 시대적 배경을 현대로 옮겨와 주인공들을 원작보다 훨씬 젊은 30대 베를린의 힙스터로 설정한다.

오스터마이어는 원작보다 주인공들의 나이를 젊게 설정한 것과 관련하여 “베를린에는 매우 지적이고 정치적으로 깨우친(enlightened) 젊은이들이 많다. 그러나 사회 문제에 대해 실질적인 행동을 한다거나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 상황에선 매우 유약한 면을 드러내기도 한다. 바로 그런 젊은이들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어 “‘민중의 적’이 세계 여러 곳으로부터 초청을 받는 것은 단지 독일 젊은이들에게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라 전세계 젊은이들이 가지는 공통점이기 때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스터마이어는 작품에서 관객들을 토론자로 끌어들인다. 독일, 영국, 프랑스, 미국, 호주 등을 투어하며 관객과 배우들 사이에서 열정적인 토론을 펼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스터마이어는 “대중을 선동하기 위한 작품이 아니라, 이런 연극적 경험을 통해 현실 속에서도 ‘아니요(NO)’를 외칠 수 있는 용기와 일상의 정치적 상황 속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희망사항을 담은 것”이라고 답했다.

파격적인 스토리전개, 시각적 명징함(visual clarity), 음악성(musicality)으로 관객들이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작품을 발표해 온 오스터마이어는 이번에는 무대 세트를 과감히 걷어내고 검정색 거대한 칠판을 벽으로 사용, 그 위에 젊은 부부가 살고 있는 집의 가구며 풍경을 매일매일 화가로 하여금 새로 그려 넣게 한다. 무대를 최소화하여 오로지 ‘텍스트의 핵심에 집중하려는’ 그의 전략을 읽을 수 있다.

배우들은 공연 내내 데이빗 보위의 ‘Changes’ 등의 곡들을 라이브로 연주하는데, “연극의 감정적 파워를 더한다”는 평이다. 연극에서 배우의 역할을 그 무엇보다도 강조해 온 오스터마이어는 이번에도 샤우뷔네 베를린의 젊은 배우들의 앙상블을 기가 막히게 이끌어낸다.

2시간 30분 동안 관객들에게 인터미션도 없이 적극적으로 사유하게 만드는 ‘민중의 적’은 단연코 올해 연극계 최고의 화제작이라 할 수 있다. 세계 투어를 하면서 관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 낸 이 작품에 대해 한국 관객들은 과연 어떻게 대답할 지 궁금하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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