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영화인 비대위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참가 전면 거부”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4월 18일 11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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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 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범 영화인 비대위’)가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 참가 전면 거부를 결의했다.

‘범 영화인 비대위’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영화 단체들이 부산국제영화제 보이콧 찬반 여부를 묻는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과반수 이상의 응답자 중 90% 이상이 보이콧에 찬성해 부산국제영화제 참가를 전면 거부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여성영화인모임, 영화마케팅사협회 등 9개 영화 단체는 4월 1일부터 일주일간 SNS와 전화설문을 통해 소속 회원 전원에게 찬반 의견을 묻는 투표를 진행했다. 각 단체별 회원 과반수 이상이 응답했고 응답자 중 90%가 넘는 회원이 보이콧에 찬성했다. 영화계가 이렇게 한 목소리를 낸 것은 2006년 스크린 쿼터 축소 반대 이후 10년 만이다

‘범 영화인 비대위’가 이렇게 나서게 된 것은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세월호 참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로 시작이 됐다. ‘다이빙벨’이 상영되기로 결정됐을 당시, 부산시에서는 “정치적 중립을 해치는 작품”이라며 이를 상영하지 말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하지만 당해년도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그대로 작품을 상영했고 이로 인해 부산시는 부산국제영화제를 재정적으로 압박해오며 이 집행위원장의 권고사태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결국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은 임기가 1년이 남은 채 2016년 사퇴를 했다.

이에 대해 범 영화인 비대위는 “이용관 위원장의 사퇴 권고가 ‘다이빙벨’을 상영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부산시장이 부산국제영화제의 조직위원장이긴 하나 특정 영화를 틀거나 틀지 말라고 할 권리는 없다. 정상적인 영화제라면 정치인이 작품 선정에 관여할 수 없다. 프로그래머들의 작품 선정 권한을 보장하는 것은 영화제가 존립하는 가장 중요한 근거이기 때문이다”라며 부산시를 비판했다.

‘범 영화인 비대위’는 3월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서병수 부산 시장의 조직위원장 사퇴 즉각 실행과 부산국제영화제의 자율성 및 독립성을 보장하는 정관 개정’, ‘부산국제영화제 신규 위촉 자문위원 68명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철회와 부산국제영화제 부당간섭 중단’, ‘부산국제영화제의 집행위원장 사퇴 종용, 총회 의결 없는 집행위원장 해촉 등 영화제를 훼손한 일련의 잘못에 대한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부산시는 ‘범 영화인 비대위’가 요구한 세 가지 중 그 어느 것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 부산시는 오히려 ‘부산국제영화제 신규 위촉 자문위원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유지하였고, 법원의 인용 판결을 얻어 임시총회를 통한 정관 개정을 무산시켰다.

이에 ‘범 영화인 비대위’는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와 같이 부산국제영화제 참가 전면 거부를 결의했다. 이들은 “10월 6일로 예정된 부산국제영화제가 6개월도 채 남은 않은 시점에서 이런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은 유감스럽지만 부산시장의 조직위원장 사퇴와 부산국제영화제의 독립성 보장, 더 나아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기반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올해 부산국제영화에 영화인들이 참석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부산시의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지켜져 모쪼록 영화제의 정상화가 이루어지길 강력하게 바란다”라고 밝혔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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