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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자연과학]‘지동설’ 코페르니쿠스도 망설이고 망설였다. 세상이 조롱할까봐…

입력 2012-12-15 03:00업데이트 2013-09-0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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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페르니쿠스의 연구실
데이바 소벨 지음·장석봉 옮김/384쪽·1만6000원·웅진 지식하우스
코페르니쿠스는 서구 기독교 세계가 1500년 동안 믿어왔던 우주의 중심을 컴퍼스 하나로 우주 바깥으로 밀어냈다. 이는 단순한 과학혁명을 넘어 신학 중심이던 중세를 이성 중심의 근대로 나아갈 수 있게 했다. 웅진지식하우스 제공
기존에 알던 것을 완전히 갈아엎을 만큼의 새로운 생각이나 변화에 흔히 우리는 ‘코페르니쿠스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하지만 그런 ‘코페르니쿠스적 사고’란 보통 사람들에겐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수식어의 주인공인 16세기 천문학자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1473∼1543)는 도대체 어떻게 당시 진리였던 천동설(지구중심설)을 부정하고 지동설(태양중심설)을 내놓을 수 있었는지, 궁금증을 가져봄 직하지 않겠는가.

이 책도 그런 호기심에서 출발하지 않았나 싶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코페르니쿠스가 무슨 공부를 했고, 집안 배경은 어떠했으며 심지어 성격은 어땠는지를 꼼꼼한 취재로 밝히는 게 그 하나다. 또 다른 한 부분은 작가가 문헌에 근거하되 상상력을 가미해 쓴 희곡이다. 말년의 코페르니쿠스가 자신을 찾아온 젊은 수학자 레티쿠스를 만나고, 그를 통해 자신의 책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를 출판하기까지의 과정이 묘사된다.

흔히 코페르니쿠스는 지동설을 주장해 교회의 박해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는 세상 사람들에게 조롱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지동설의 발표를 오랫동안 미뤘다. 레티쿠스에 의해 출판된 자신의 책을 받아든 것은 죽음 직전의 병상에서였기 때문에 책에 쏟아진 어떠한 비판이나 갈채도 듣지 못했다. 교회가 이 책을 금서로 지정한 것은 그가 죽은 지 70여 년이 흐른 1616년의 일이었다.

이름 코페르니쿠스의 어원을 따지고, 그가 의대생으로 거머리를 이용해 어떤 치료법을 배웠는지 등 시시콜콜한 것까지 기술한 책의 전반부는 일반 독자에겐 지루하게 느껴질 듯하다. 반면 후반부의 희곡은 코페르니쿠스와 레티쿠스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세계관이 기존의 세계관과 충돌하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속도감 있게 그려 쉬우면서도 흥미롭게 읽힌다.

이 책은 미국 뉴욕타임스 과학 기자 출신 데이바 소벨의 ‘과학혁명 3부작’의 마지막 편이다. 국내에 앞서 소개됐지만 절판된 ‘경도 이야기’와 ‘갈릴레오의 딸’도 새로 번역 출간됐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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