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쑥쑥!… 열려라, 책세상!]왜 갈곳 잃은 말들은 괴물이 되었을까

동아일보 입력 2011-08-27 03:00수정 2011-08-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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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괴물/이범재 기획, 그림·위정현 글/32쪽·1만1000원·계수나무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어쩌면 이 동화에 나오는 것 같은 무시무시한 소리괴물이 어슬렁거리고 있을지 모른다. 그 소리괴물이 자양분으로 삼는 것은 바로 사람의 입 밖으로는 나왔지만 어느 누구의 귀나 마음으로도 들어가지 못한 ‘소리’들이다.

“TV는 그만 보고 학교에 가야지”라는 엄마의 걱정이나 “차 조심해서 학교에 다녀와”라는 아빠의 당부뿐만이 아니다. 짝꿍이랑 다투고 먼저 미안하다는 말을 했지만 그 친구가 들은 체 만 체하는 바람에 갈 곳을 잃어버린 사과, 가족 간에 화목한 분위기를 돋워줄 수도 있었던 따뜻한 대화들이 뭉쳐서 거대한 소리괴물로 탄생한 것이다.

사람들은 도심에 나타난 소리괴물 때문에 아무런 일을 할 수 없다. 소리괴물의 괴성으로 너무 시끄러워 생각조차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서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기도 힘드니 사고도 속출한다. 소리괴물을 없애기 위해 군대를 동원했지만 폭탄에도 끄떡없다. 지구 영웅들인 스파이더맨의 거미줄과 슈퍼맨의 레이저광선도 그냥 통과시킬 뿐 아무런 소용이 없다. 소리괴물을 없애는 방법을 찾지 못해 사람들은 지쳤고, 해가 저물어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잘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제야 사람들은 아주 작은 말에도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가족 저녁식사 자리에서 시작된 기분 좋은 대화는 잠자리까지 이어졌고, 친구와 통화도 수화기 너머로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러자 소리괴물의 몸에 붙어 있던 ‘소리’들도 하나둘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소리괴물은 결국 떠나 남극으로 향하는데…. 소리괴물은 어떤 운명에 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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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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