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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亞 여장남자가 들춰낸 서구의 이중성

    亞 여장남자가 들춰낸 서구의 이중성

    지독한 현실을 마주하느니 환상 속에 남길 택한 이들의 결말은 비슷하다. 어리숙한 프랑스 영사관 직원 르네 갈리마르가 “동양인은 결코 완전한 남성이 될 수 없는 세상”에서 황제로 군림하는 동안, 파멸의 격랑은 그에게 빠르게 닥쳐오고 있었다.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연극 ‘엠. 버터플라…

    • 202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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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긴박한 액션’ 누아르 매력 물씬

    ‘긴박한 액션’ 누아르 매력 물씬

    “지켜야 할 건 만들지 말자”는 말을 기치로 사랑 한 줌 없는 삶을 견뎠다. 불우했던 이팔청춘에 청부 살인을 시작해 40여 년간 감정을 거세한 채 살아온 60대 여성 킬러 ‘조각’. 그의 메마른 삶에 타인과 생명을 향한 사랑이 움트려 한다면 그건 축복일까, 더 큰 불운일까. 15일…

    • 2024-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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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속적 격려보다 묵직한 위로… 원로배우들의 내공

    통속적 격려보다 묵직한 위로… 원로배우들의 내공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를 고목을 배경으로 고고(신구)와 디디(박근형)가 어깨를 맞대고 바위처럼 서 있다. 고도를 기다리던 이들 앞에 포조(김학철)와 짐꾼 럭키(박정자)가 등장하고, 네 사람은 무의미한 말을 떠들어대며 겨우 시간을 때운다. 한참이 지나도 포조가 “어째 떠날 마음이 안 생긴…

    • 202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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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 새벽 밀려오는 공포… 한기는 뼛속까지 파고들고

    매일 새벽 밀려오는 공포… 한기는 뼛속까지 파고들고

    암전된 무대. 디지털 시계의 붉은 숫자만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시계는 매일 새벽 악몽처럼 반복되는 ‘그 사건’이 벌어지기 직전, 2시 18분에서 째깍거림을 멈춘다. 마치 롤러코스터의 예고된 강하에 공포를 느끼듯 “혼령의 경고가 점점 가까워지는” 동안 불안과 초조가 밀물처럼 차올…

    • 2023-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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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LED로 ‘파우스트’ 연극무대 연출… ‘딱딱한 고전’ 넘어 관객 몰입도 높여

    대형LED로 ‘파우스트’ 연극무대 연출… ‘딱딱한 고전’ 넘어 관객 몰입도 높여

    악마 메피스토는 다섯 손가락을 미끄러지듯 오므렸다 펴고 혀를 날름거렸다. 턱 끝을 휘휘 젓던 그는 “인간들이 자기 자신에게 어떻게 고통을 주는지가 내 관심사”라고 말하며 기괴한 웃음으로 낄낄거렸다.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 중인 연극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 역을 맡은 …

    • 2023-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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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듬’이 전부였던 소년, 드럼과 함께 세상 속으로

    ‘리듬’이 전부였던 소년, 드럼과 함께 세상 속으로

    연극이 시작되면 텅 빈 무대엔 한 소년이 의자에 앉아 손뼉을 치고 발을 구르며 리듬을 타기 시작한다. 점점 빨라지는 템포에 소년의 움직임 또한 민첩해진다. 오직 손과 발만을 동원한 한바탕 연주가 끝나고 나면 소년은 말한다. “드럼이 진짜 엄청난 건요, 악기가 없어도 연주를 할 수 있다…

    • 2022-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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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실 풍자 담긴 연극 ‘스카팽’…“관객 박장대소가 목표”

    현실 풍자 담긴 연극 ‘스카팽’…“관객 박장대소가 목표”

    올해 탄생 400주년을 맞은 프랑스 출신 세계적 극작가 몰리에르(1622~1673). 프랑스어를 ‘몰리에르의 언어’라고 표현할 만큼 그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극작가다. 그가 발표한 여러 작품 중에서도 1671년 초연된 ‘스카팽의 간계’. 이탈리아 희극 코메디아 델라르테(Commedia …

    • 202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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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원한 가창력-강렬한 앙상블 군무

    시원한 가창력-강렬한 앙상블 군무

    미국 뉴욕 맨해튼의 슬럼가를 재현한 무대. 막이 오르면 폴란드계 백인 청년 갱단 ‘제트’와 남미 푸에르토리코계 갱단 ‘샤크’가 맞붙는 장면이 펼쳐진다. 틈만 나면 다투는 두 갱단을 화해시키고자 뉴욕 경찰이 개최한 무도회에서 제트 출신인 토니(김준수 박강현 고은성)와 샤크의 리더 베르나…

    •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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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년 vs 청년, 교수 vs 학생… 치열한 ‘4色 논쟁’

    중년 vs 청년, 교수 vs 학생… 치열한 ‘4色 논쟁’

    어느 한 예술대학의 교실. 극작과 교수(이주영) A와 대학원생(정새별) B의 일대일 수업이 시작된다. 운동권 대학생을 거쳐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낸 A는 정치적 폭력과 억압에 맞서는 글을 쓰다 교수가 됐다. 유년기에 성폭력 피해를 입은 B는 “(트라우마를 쏟아낼) 쓰레기통이 필요해서” …

    • 2022-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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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존여비·경력단절…무대로 나온 ‘82년생 김지영’

    남존여비·경력단절…무대로 나온 ‘82년생 김지영’

    거실 창문을 멍하니 바라보는 김지영(소유진 임혜영 박란주)의 뒷모습으로 연극은 막이 오른다. 돌이 채 지나지 않은 딸 아이의 울음소리가 무대를 가득 채운 가운데, 무색무취한 표정으로 집안일과 육아를 하는 지영의 상태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죽은 친구, 갓난아기, 친언니, 친정엄마...…

    • 202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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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을 꿈꾸지만… 날개 꺾인 우리시대의 영웅

    내일을 꿈꾸지만… 날개 꺾인 우리시대의 영웅

    ‘아기장수 우투리’는 한반도 전역에 내려오는 구전 설화다. 폭정이 심하던 시대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우투리는 겨드랑이에 날개가 달린 영웅이지만 결국 뜻을 펴지 못하고 죽는다. 지난해 초연을 거쳐 서울연극제 선정작으로 지난달 29일 개막한 연극 ‘우투리: 가공할 만한’도 이 설화에서 …

    • 2022-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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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자유주의가 할퀸 노동현장… “그럼에도 우리는 연대해야”

    신자유주의가 할퀸 노동현장… “그럼에도 우리는 연대해야”

    상실은 창작의 원천이 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소도시 레딩에서 일자리와 삶의 터전을 잃고 방황하던 이들의 모습은 미국 극작가 린 노티지의 눈에 들어왔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인 그는 신자유주의에 희생된 레딩 노동자들의 삶을 작품에 녹여냈다. 그가 2017년 집필한 희곡 ‘SWEAT…

    • 2021-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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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뷰]단 2회 공연 아쉬움 속 흑백 드로잉 무대 인상적

    [리뷰]단 2회 공연 아쉬움 속 흑백 드로잉 무대 인상적

    올해 클래식 음악계 최대 이슈는 ‘악성(樂聖)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지만 관련 공연 대부분이 코로나19 탓에 취소되거나 축소되는 상황이 세계적으로 지속됐다. 그런 가운데 국립오페라단의 ‘피델리오’는 정말 귀중한 축복이다. 베토벤 유일의 오페라 ‘피델리오’는 정치적 이유로 지하 비밀…

    • 2020-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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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장 낮은 곳에서 찾은 행복의 열쇠

    가장 낮은 곳에서 찾은 행복의 열쇠

    흔히 개똥은 보잘것없거나 엉터리인 것에 비유된다. 그런데 개똥이 주인공인 공연이 있다. 관객들은 똥 이야기에 눈살을 찌푸리기는커녕 즐거워한다. 극단 ‘모시는 사람들’의 연극 ‘강아지똥’(연출 김정숙)이다. 이 연극은 ‘2020 예술의전당 어린이 가족 페스티벌’ 첫 번째 작품(7월 29…

    • 2020-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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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작 영화보다 황홀한 ‘환상동화’

    원작 영화보다 황홀한 ‘환상동화’

    무대에서 구현한 환상문학이 은은하게 부성(父性)을 노래한다. 연극적 판타지와 현실적 동화가 만나 원작의 컴퓨터그래픽(CG) 못지않은 황홀함을 준다. 극을 온전히 바라보기 위해 어느 때보다 관객의 ‘동화적 눈’이 필요한 작품이다. 뮤지컬 ‘빅 피쉬’는 한 가족의 삶에 녹아든 이야기와…

    • 2020-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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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객 심장 뛰게한 ‘평화의 록 스피릿’

    관객 심장 뛰게한 ‘평화의 록 스피릿’

    아일랜드의 세계적인 밴드 U2가 첫 내한공연에서 한국의 유명 여성들과 이름 없는 해녀들의 사진을 대형 스크린에 투사하며 ‘여성 연대’를 강조했다. 8일 오후 7시부터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공연에서 U2는 공연 막바지 ‘Ultraviolet (Light My Way)’를…

    • 2019-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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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에스트로 김동률! 관현악단과 밴드의 앙상블 장르 넘나든 다채로운 편곡

    마에스트로 김동률! 관현악단과 밴드의 앙상블 장르 넘나든 다채로운 편곡

    “자, 다 같이!”도 “모두 일어나세요!”도 없었지만 객석의 기립은 마지막 순간에 단 한 번, 마법처럼 일어났다. 150분짜리 공연의 폐막. 1층부터 3층까지 전석이 약속한 듯 봉곳이 솟았다. 한동안 이어진 기립박수. 지난달 28일 저녁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풍경이다. …

    • 2019-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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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대로 온 한강 소설 ‘소년이 온다’

    무대로 온 한강 소설 ‘소년이 온다’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이 무엇이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거대한 나무 벽을 설치한 텅 빈 무대. 귀를 찢는 듯한 굉음이 한 차례 들리면 모든 시공간이 뒤엉킨다. 배우들은 절규하듯 소설 속 문장을 외치거나, 최루가스 같은 밀가루를 던지고 스스로 뒤집어쓴다. 형언하…

    • 2019-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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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페라와 만난 대학로 코미디, 속도감 있는 전개… 웃음 빵빵

    오페라와 만난 대학로 코미디, 속도감 있는 전개… 웃음 빵빵

    대학로식 코미디가 오페라와 버무려졌다. 농도 짙은 대사, 슬랩스틱 코미디에 오페라 곡이 곁들여진 전개에 객석에서는 웃음이 빵빵 터진다. 연극 ‘테너를 빌려줘’는 소극장에서 오페라 곡이 울려 퍼지는 독특한 코미디다.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1986년 영국 초연 당시 프로듀…

    • 2019-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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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셰익스피어도 웃게 할 유쾌한 오마주

    셰익스피어도 웃게 할 유쾌한 오마주

    “대사를 하다 말고 뜬금없이 노래하는 공연을 누가 보겠어?” 연극만이 존재하던 르네상스 시대. 주인공의 이 질문에 뮤지컬 ‘썸씽 로튼’은 뮤지컬이 왜 오래도록 인류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지 스스로 답을 내린다. “노래하면 재밌거든!” 작품은 영국 코미디 작가인 커크패트릭 형…

    • 2019-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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