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딸, 아내, 엄마로 살아낼 수
있었던 건 이 못생긴 손 덕분” “마디가 튀어나와 삐뚤어진 나의 손을 부끄럽게 여겼습니다. 젊은 시절 쓰러진 남편을 돌보느라 아팠던 내 인생에 대한 열등감처럼…. 이젠 나의 손에게 잘못을 빕니다. 시인이자 딸이자 아내이자 엄마로 살아낼 수 있었던 건 바로 이 손 덕분이었다고요.” 신달자 시인(80)은 한 손으로 다른 손의 마디를 쓰다듬으며 이렇게 말했다. “참 못생긴 손”이라면서도 오랜 세월을 거쳐 굵어진 손마디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따뜻했다. 자신에게 들이닥친 삶을 꿋꿋이 살아낸 노시인은 긴 세월 밥과 시를 지어온 자신의 손에게 용서를 구했다. 최근 묵상집 ‘미치고 흐느끼고 견디고’(문학사상)와 시선집 ‘저 거리의 암자’(문학사상)를 펴낸 신 시인을 문예지 ‘유심’ 사무실(서울 종로구)에서 지난달 25일 만났다. 내년이면 등단 60주년을 맞는 그는 17권의 시집을 냈고, 지난달 1일 재창간된 ‘유심’의 편집주간을 맡고 있다. 책을 펴내며 지난 시간을 돌아본 그는 “자기 발로 계단 하나하나를 딛고 올라가야만 하는 것이 삶”이라
있었던 건 이 못생긴 손 덕분” “마디가 튀어나와 삐뚤어진 나의 손을 부끄럽게 여겼습니다. 젊은 시절 쓰러진 남편을 돌보느라 아팠던 내 인생에 대한 열등감처럼…. 이젠 나의 손에게 잘못을 빕니다. 시인이자 딸이자 아내이자 엄마로 살아낼 수 있었던 건 바로 이 손 덕분이었다고요.” 신달자 시인(80)은 한 손으로 다른 손의 마디를 쓰다듬으며 이렇게 말했다. “참 못생긴 손”이라면서도 오랜 세월을 거쳐 굵어진 손마디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따뜻했다. 자신에게 들이닥친 삶을 꿋꿋이 살아낸 노시인은 긴 세월 밥과 시를 지어온 자신의 손에게 용서를 구했다. 최근 묵상집 ‘미치고 흐느끼고 견디고’(문학사상)와 시선집 ‘저 거리의 암자’(문학사상)를 펴낸 신 시인을 문예지 ‘유심’ 사무실(서울 종로구)에서 지난달 25일 만났다. 내년이면 등단 60주년을 맞는 그는 17권의 시집을 냈고, 지난달 1일 재창간된 ‘유심’의 편집주간을 맡고 있다. 책을 펴내며 지난 시간을 돌아본 그는 “자기 발로 계단 하나하나를 딛고 올라가야만 하는 것이 삶”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