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까지 슈퍼박테리아를 물리치기 위해 항생제를 개발하는 데 집중해 왔다. 하지만 항생제를 만드는 데는 평균 개발 기간이 10년 걸리며, 개발비도 약 8000억 원에 이른다. 그런데도 내성을 가진 세균이 금세 나타나 약물이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만다.
항생제는 세포벽이나 세포막, 단백질이나 유전물질인 핵산 합성 등을 방해하는 네 가지 방법으로 세균을 죽이는 물질이다. 알렉산더 플레밍이 찾아 1943년 최초의 항생제로 사용되기 시작한 페니실린은 세포벽의 합성을 저해하는 물질이었다. 하지만 페니실린을 포함해 인간이 개발한 거의 모든 항생제에 대해 완전히 내성을 가진 세균들이 등장했다.

이 때문에 내성균의 해결책으로 항독성제를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항독성제는 세균을 죽이지 않고 독성만 낮춰 그 힘을 약하게 만든다. 김경규 성균관대 항균내성치료제연구소장은 “외부에서 물질이 체내로 들어오면 면역 반응이 일어난다”며 “세균이 만드는 독성물질을 낮추거나 없애면 면역세포들이 세균을 퇴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독성을 완전히 잃은 세균을 면역세포들이 쉽게 없앨 수 있게 된 것”이라며 “항독성제는 내성 문제를 최대한 피해갈 수 있는 슈퍼박테리아 대처법”이라고 말했다. 항독성제는 항생제와 달리 세균을 죽이려 들지 않기 때문에 내성 발생 확률이 낮다. 또 독성에 대한 내성이 생기더라도 전체적으로 균이 약해졌기 때문에 면역력을 높여주면, 다소 강한 균이 발생해도 충분히 물리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항독성제도 단점은 있다. 일반적으로 면역력이 극도로 약한 환자가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된다. 김 소장은 “생명이 위독한 상황에서 빠르게 균을 없애는 게 관건”이라며 “세균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독성인자를 동시에 막을 수 있다면 면역력을 회복할 시간을 더 벌어 치료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류충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장은 “기존 항생제 개발과 함께 다양한 접근법을 시도하는 게 중요하다”며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최대의 적으로 떠오르고 있는 슈퍼박테리아에 대항할 무기들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호 동아사이언스 기자 twok@donga.com
北 지휘통제 시스템 태워버릴 ‘초강력 전자레인지’ CHAMP
홍준표 “윤석열 밀어내고 이제 이재명 처리만 남아”
불난 민심, 뿔난 여권, 등 돌린 동지…위기의 변창흠
‘LH 사태’ 예언한 유현준 교수 “공공이 항상 선한 것은 아냐”
윤석열, ‘별의 순간’ 붙잡았다
윤석열, ‘강연 행보’ 나설 듯… 국민과 접촉면 넓히기 시동
Copyright by dongA.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