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 재건축 차질 우려에 내부서도 시위 비판

  • 동아경제
  • 입력 2022년 12월 6일 16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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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사업인 GTX-C 노선 우회를 주장하며 주택가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 일부 주민들의 행태에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은마아파트 소유자들로 구성된 은마아파트 소유자 협의회(이하 은소협) 공식 사이트에서 주민들은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가 벌이고 있는 시위는 물론 일부 주민들의 도덕성에 이르기까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은소협 주민들은 먼저 재건축 추진위 일부 주민들의 시위 목적에 의문을 제기하며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 보다 강경 시위를 택한 재건축 추진위 일부 주민들에게 비난 어린 시선을 보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 일부 주민들은 GTX-C 노선이 은마아파트 하부를 통과하는 것에 반대하며 일방적으로 수정안을 요구하고 있다.

국토부와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 수많은 전문가들이 수없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설득해도, 이들은 자신들의 주장만 내세우며 지난달 12일부터 약 3주간 주택가에서 일반 시민들을 볼모로 시위를 벌였다.

이에 대해 은소협의 한 주민은 “강경시위는 무엇을 위한 것인가요”라며 “11월말까지 추진위와 국토부, 시공사가 추가 우회안을 내기로 합의하고, 기한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주민 총회를 앞두고 돌연 민노총식 노조 투쟁같은 강경시위를 주택가에서 한달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말 외부인을 끌어들여 시위를 하는 것이 은마를 위한 일인지 다른 목적이 있는지 잘 판단해야 한다”며 성토했다.

집회 참가비 5만 원 집행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은소협의 주민은 “하루에 집회수당만 5천만원, 일단 한달동안 시위중인데, 20~30억 원 넘게 들여 한 달동안 집회한다고 은마 우회가 되겠습니까”라며 “GTX 시위에 외부인이 더 많은 것 같다는데 주민도 아니고 외부인에게 1시간에 5만 원 시위수당으로만 한 달에 20억 지출 찬성하십니까”라고 반문했다.

특히 은소협의 주민들은 주무부처인 국토부가 은마아파트 주민들과 대화하기 위해 마련한 공식적인 간담회 자리에는 참석하지 않고, 주택가 기업인의 집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것에 직격탄을 날렸다.

은소협 회원은 “강남구민회관에서 열린 GTX 간담회에 당연히 있어야할 추진위는 불참했다”며 “간담회는 결정권자인 국토부 장관을 직접 만나 은마의 입장을 피력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였지만, 재건축 추진위는 장관을 만나는 대신에 시위를 택했다”고 소리를 높였다.

지난 2020년 7월 국토부는 강남구민회관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열었으나, 은마아파트 일부 주민들이 단상을 점거하는 등 ‘폭력적인’ 방식으로 공청회를 무산시켰다. 같은 해 8월 열린 2차 공청회도 첨예한 갈등이 벌어지며 전문가 패널 의사진행이 이뤄지지 못한 채 파행으로 끝이 났다.

올해 11월 개최된 주민 간담회에는 주무부처인 국토부 원희룡 장관이 직접 설득에 나섰음에도,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 대표들은 뚜렷한 명분도 없이 간담회에 불참했다.

국토부와 서울시가 7일부터 재건축추진위원회 및 입주자대표회의 운영 실태를 집중점검하기로 했다는 게시글에는 “얼마나 비정상적인 행동을 했으면 외부기관의 점검을 받을까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네요” “제발 이번 조사로 은마를 살려주세요” 등의 댓글이 달렸다.

또한 “GTX 사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와 대립해서 득될 게 뭐가 있겠냐”며 국토부와 대립각을 세워 후속 행정 절차 추진에 부정적인 결과를 불러올 경우 은마 주민 전체가 피해를 보게 된다는 글도 게시됐다.

정부의 합동행정조사를 앞두고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가 6일 주민총회를 무리하게 개최하는 것에도 의혹을 제기했다.

은소협 주민은 “작년에 미리 쓴 돈과 현재 하고 있는 GTX 집회비를 시공사에서 은마를 빌려 지급하겠다는 것을 총회 의결을 통해 합법화하고, 정비업체를 탈법 편법으로 선정하겠다는 목적의 총회”라고 의견을 밝혔다. 일부 주민은 “아파트 소유주들이 불법사용자금 판단을 하기 어렵게 긴급하게 상정해 놓고 시위로 관심 돌려 승인받으려는 속셈”아니냐며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이뿐만이 아니라 정비업체 선정, 옥상 및 외벽 도장 공사 등에 대해서도 의문을 던지며 도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는 지난달 초 ‘이태원 참사사고 은마에서 또 터진다’는 문구의 현수막을 아파트 외벽에 설치했다가 거주자조차 '도를 넘었다'며 비판하는 등 비난이 일어, 결국 두시간만에 철거한 일도 있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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