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은행 '짝짓기' 급물살…하나-제일 합병논의 진전

  • 입력 2001년 12월 27일 18시 16분


국내 은행에 다시 합병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위원회의 고위관계자는 “내년도는 은행 합병으로 시작할 것”이라며 “이제 자산규모가 50조원이 안 되는 은행은 자생력을 갖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하나-제일은행간 합병협상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신한은행은 한미은행에 합병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은행업계는 국민(총자산 174조원), 우리금융(111조원), 신한+한미(93조원), 하나+제일(80조원) 등 4개군으로 재편된다. 정부는 서울은행을 신한+한미은행 조합에 넣고 싶어하지만 두 은행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우량은행간 자율적 합병〓하나-제일은행 합병 협상은 상당히 진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의 고위관계자는 “제일은행 대주주인 뉴브리지캐피털이 합병은행장을 양보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고 제일은행의 인력감축에 대해서도 매우 신축적인 자세”라며 “뉴브리지의 관심은 합병은행의 주가이지 경영권에는 큰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합병은행장은 김승유(金勝猷) 하나은행장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 행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중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제일은행과의 합병 전망을 밝게 내다봤다.

신한은행은 국민-주택은행 합병 이후 불어닥친 대형화의 물결 속에서 한미은행과의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 한미은행의 대주주인 칼라일그룹은 아직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칼라일그룹의 고위관계자는 “한국에서 가장 우량한 곳은 신한은행”이라고 말해 신한은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신한은행이 신한지주회사를 만들면서 신한증권 캐피털 투신운용 등을 통합했기 때문에 신한지주회사의 자산가치를 어떻게 평가할지가 쟁점사안이다.

▽서울 외환 조흥은행 처리는 난관〓금감위는 당초 국민 신한 한미 하나은행에 서울은행 인수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하지만 금감위는 여전히 서울은행을 우량은행과 합병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신한+한미+서울은행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은행은 동부 동원 등 기업컨소시엄에 매각되기를 원하고 있지만 대주주인 정부가 자금력과 경영능력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근영(李瑾榮) 금감위원장은 “서울은행과 공적자금 투입은행(외환 조흥)의 합병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지금도 우량은행과의 합병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계에서는 이러한 정부주도의 합병이 성사될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

서울은행 인수의사를 공공연히 내비쳤던 조흥 외환은행은 이제 독자적인 생존방법을 찾아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태다.

<이병기·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신한 한미은행 1~9월 경영실적
구분신한한미
총자산(억원)581,242350,826
당기순이익(〃)2,7081,848
총자산이익률(ROA,%)0.740.88
자기자본이익률(ROE,%)11.1221.33
BIS비율(%)12.010.69
직원수(명)4,3003,002
ROA는 당기순이익을 총자산으로 나눈 것.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것.(자료:각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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