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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러, 겨울추위를 대량살상무기로 이용하려 해”

우크라 “러, 겨울추위를 대량살상무기로 이용하려 해”

Posted November. 24, 2022 08:43,   

Updated November. 24, 2022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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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가 헤르손 남쪽 요충지 킨부른 반도를 거의 탈환하면서 안정적인 반격 교두보를 확보했다. 22일 외신에 따르면 비탈리 김 미콜라이우 주지사는 트위터에 “우리는 이 지역(킨부른 반도) 통제권을 회복하고 있다”면서 “마을 세 곳만 더 탈환하면 지역 전체가 우크라이나 통제를 받게 된다”고 밝혔다.

 남부 미콜라이우주(州) 킨부른 반도는 헤르손을 가로질러 흑해로 이어지는 드니프로강 하류에 있다.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에서 300km가량 떨어져 있어 우크라이나 주요 항구도시와 흑해를 잇는 수상교통 요충지다. 러시아군이 이달 초 헤르손에서 퇴각한 뒤 드니프로강 동쪽에 구축한 방어선에서 불과 수십 km 떨어져 있기도 하다.

 우크라이나가 헤르손을 수복한 뒤 드니프로강 동쪽 지역을 탈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가 킨부른 반도를 완전히 확보하는지에 따라 전쟁의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수복하겠다는 염원도 되살아났다”고 보도했다.

 전세는 점차 회복되고 있지만 문제는 날씨다. 올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첫 겨울이 다가오면서 수많은 주민이 동사(凍死)할지도 모르는 등 우크라이나에 인도주의적 위기가 닥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가 미사일 공격으로 전력시설을 집중 파괴해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계획 단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도 키이우는 이날 이미 눈에 덮였고 기온은 영하 4도까지 내려갔다. 동부 도네츠크주의 한 80대 주민은 미 CNN방송에 “가스가 끊겨 온열기 하나로 버티고 있다”며 “전기마저 끊기면 외투를 입고 담요를 뒤집어쓴 채 자야 한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시장협회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기반시설을 파괴했다고 비판하며 “크렘린궁은 이번 겨울 추위를 대량살상무기로 바꾸길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주민 수백만 명이 내년 3월 말까지 전력과 수도 공급이 끊긴 채 생활해야 할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홍정수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