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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연속 ‘G스텝’에 환율 1400원 뚫려… 스와프는 어디에

美 3연속 ‘G스텝’에 환율 1400원 뚫려… 스와프는 어디에

Posted September. 23, 2022 08:54,   

Updated September. 23, 2022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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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어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다. 6, 7월에 이은 3번 연속 자이언트스텝이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3.0∼3.25%로 올라 한국의 2.5%를 크게 웃돌게 됐다. 한미 금리역전으로 외국자본 이탈 가능성이 커지고, 한미 정상회담에서 뚜렷이 갈래가 잡힐 것으로 기대됐던 한미 통화스와프 역시 불확실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단숨에 1400원 선을 돌파했다.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14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 건 경기침체를 무릅쓰고라도 8%대 물가 상승세부터 꺾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가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매우 확신할 수 있게 되기 전에는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올해 남은 두 차례 금리 결정에서도 큰 폭 인상을 계속해 연말에는 4%대 중반까지 기준금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상은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는데도 한국의 외환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한미 양국이 통화 스와프 문제와 관련해 ‘금융안정을 위한 유동성 공급 장치 실행을 위해 긴밀히 협력한다’는 원론적 합의에 그친 것이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한미 통화스와프를 비중 있게 논의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였기 때문이다. 결국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6개월 만에 1400원 선이 깨졌다.

 한은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의 전제조건이 많이 바뀌었다”며 다음달 한은의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예고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4%를 넘어선 뒤에도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되자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올릴 것”이라던 공언을 뒤집은 것이다. 이 총재는 “환율급등으로 한국이 위기에 빠질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해 왔지만 금리역전 폭이 벌어지면서 해외자본 유출, 수입물가 상승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내년까지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간다는 연준의 의지가 분명해짐에 따라 ‘킹 달러’ 현상도 지속될 전망이다. 금리를 올려 환율을 낮추고, 수입물가 상승도 억제하려는 세계 각국의 역(逆)환율 전쟁도 가속화하고 있다. 주요국 중 가계부채 문제가 가장 심각한 한국으로서는 대단히 부담스러운데도 보조를 맞춰 금리인상 속도를 끌어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제 정부와 한은은 말로만 “불안해하지 말라”고 할 게 아니라 통화스와프 체결 같은 실질적 성과를 내놓으며 외환시장을 안심시켜야 한다.


박중현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