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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발전 의존 큰 英, 바람 멈추자 전기료 7배로 폭등

풍력발전 의존 큰 英, 바람 멈추자 전기료 7배로 폭등

Posted September. 15, 2021 08:21,   

Updated September. 15, 2021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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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력생산의 25%를 풍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는 영국에서 최근 바람이 불지 않자 발전량이 줄어 전기요금이 1년 만에 7배로 치솟았다. 영국의 풍력발전소 가동 중단 여파는 영국과 전력망이 연결된 유럽 각국으로 번져 독일 등에서도 전기요금이 가파르게 올랐다.

 13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8일 영국의 도매 전기요금은 MWh(메가와트시) 당 331.66유로(약 45만9000원)였다. 한 달 전인 지난달 9일에는 132.20유로(약 18만3000원), 1년 전인 지난해 9월 8일에는 46.97유로(약 6만5000원)였다. WSJ는 영국과 전력망이 연결된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에서도 전기요금이 급상승했다고 전했다.

 영국 더타임스는 “바람이 멈추자 에너지 폭풍이 분다”고 11일 전했다. 최근 영국 전역은 덥고 바람이 불지 않는 한여름 같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대기의 흐름이 정체된 탓에 해안에 설치한 풍력발전기의 터빈이 멈췄고 이로 인해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영국은 전체 발전량의 42%를 풍력, 태양열 같은 신재생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다. 천연가스는 34%, 원자력은 17%, 나머지는 석탄 등이다.

 전문가들은 신재생에너지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에너지 수급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에너지 데이터 기업 ICIS의 스테판 콘스탄티노프 이코노미스트는 “전력 수요가 최고조에 달하는 겨울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문제가 컸을 것”이라고 했다. 더타임스는 “부족한 전력량을 메우기 위해 가스, 석탄 발전소가 재가동됐다”며 “탄소배출 규제 때문에 기피됐던 석탄발전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030년까지 풍력발전 용량을 지금의 4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영국은 10GW(기가와트) 규모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해상 풍력발전 시설을 운영 중이다. 더타임스는 “국민들은 올겨울 충격적인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들게 될 것”이라며 “에너지 부문 전반에 우려가 커졌다”고 보도했다.


이은택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