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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암 모금 위해 5600km 걷는 90대 노인

Posted July. 22, 2021 08:19,   

Updated July. 22, 2021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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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일리노이주 프린스빌에 거주하는 90세 노인 딘 트라우트먼 씨가 소아암 퇴치를 위한 돈을 모금하기 위해 미 15개 주를 횡단하며 3600마일(약 5800km) 걷는 일을 시작했다고 21일(현지 시간) 뉴욕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편도로 약 400km인 서울∼부산을 7번 왕복하고 남는 거리다.

 10일 프린스빌을 출발한 트라우트먼 씨는 오하이오, 웨스트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텍사스 등을 거쳐 일리노이로 다시 돌아오기로 했다. 현재 하루 10마일(약 16km)씩 걷고 있으며 이 속도대로라면 내년 7월경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출발 열흘 만인 20일 이미 목표액 3만6000달러(약 4150만 원)의 40%가 넘는 1만4726달러를 모았다. 최종 모금액은 테네시주 멤피스의 세인트주드 아동전문 병원에 기부하기로 했다.

 트라우트먼 씨의 도전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4년 고인이 된 아내를 추모하기 위해 같은 방식의 모금에 성공했다. 당시 그는 700마일(약 1120km)을 걷고 7만 달러(약 800만 원)를 모아 일리노이주 놀이터 및 공원 건립 프로젝트에 기부했다. 2015년에도 일리노이에서 멤피스까지 걸으며 1만 달러를 모아 역시 세인트주드 병원에 기부했다. 2017년에도 이 병원에 기부하기 위해 걷기를 시도했지만 무릎 부상으로 중도 포기했고 4년 만에 재도전에 나섰다.

 현재 그는 손수레에 침낭, 음식, 옷 등을 넣고 혼자 걷고 있다. 호텔 등 숙소도 따로 정하지 않고 곳곳의 소방서와 교회 등에서 잠을 청한다. 다만 휴대전화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설치해 비상사태에는 대비하고 있다. 그의 손녀는 “할아버지가 걱정되지만 이 일은 그에게 목적의식을 심어준다. 기부할 병원은 할아버지가 오랫동안 후원해 온 곳”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트라우트먼 씨 역시 “나는 걷는 것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하는 이유도 생겨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