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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꾸는 꿈

Posted May. 17, 2021 09:06,   

Updated May. 17, 2021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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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내 꿈을 당신에게 말한다면 당신은 잊을 것이고 내가 꿈을 행동에 옮긴다면 당신은 기억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함께한다면 그것은 당신의 꿈이 될 것이다.”

―티베트 속담

 뉴스를 통해 세상의 소식을 접한다. 인도의 심각한 코로나19 상황과 미국, 영국의 높은 백신 접종률과 원활한 경기회복이 대비된다. 지난해 초 중미의 커피 산지로 출장을 갔다가 코로나에 따른 국경폐쇄로 과테말라에서 50일 동안 발이 묶이기도 했다. 그 이후 세계 여러 곳의 커피 농장 관계자들과 비대면으로 소식을 주고받으며 일하고 있다. 알고 지내던 몇몇 커피 농장주는 목숨을 잃었고 내가 매년 커피를 구매하는 생산자 여남은 명은 코로나에 걸려 고생 끝에 회복했다. 의료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지 않은 대부분의 커피 생산국들이 겪는 고통은 우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 비할 바가 아닌 듯하다.

 예전 TV에서 티베트 오체투지 수행자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그들은 고산지대 험한 길을 따라 몇 달씩 기도하며 고행을 이어 나간다. 취재진이 이유를 물으니 ‘이 세상 모든 살아 있는 것의 행복과 평화를 위해서’라고 답했다. 멍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가 절대가치로 생각하는 합리성과 가능성에 포획당하지 않은 미래를 사는 사람은 어떤 꿈을 꿀까 궁금해졌다.

 코로나로 고통 받는 커피 산지에 가장 필요한 것은 의료 시스템과 백신이라는 것을 안다. 어쩌다 대부분의 커피 생산 국가들은 대대로 가난한 것인지, 역사와 정치를 논하는 것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주제가 아니다. 커피로 이어진 관계들과 내 앞의 일상을 지키는 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다. 그리고 오체투지를 이어가는 티베트 사람들의 바람이 정말 이뤄지기를 함께 꿈꾸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