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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소통의 정치’ 이한동 前국무총리 별세

‘통합-소통의 정치’ 이한동 前국무총리 별세

Posted May. 10, 2021 08:30,   

Updated May. 10, 202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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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현대 정치사에서 여야, 보수-진보 간 소통과 통합을 추구했던 이한동 전 국무총리(사진)가 8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7세.

 1934년 경기 포천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복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다. 1958년 군 복무 중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서울지법 판사로 법조인의 길을 시작했고, 이후 검찰로 옮겨 서울지검 특수1부장, 형사1부장을 지냈다.

 1981년 포천에서 11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국회에 입성한 고인은 16대까지 내리 6선에 성공했다. 노태우 정부에서는 내무부 장관을 지냈고, 집권 여당의 ‘당 3역’인 원내총무(현 원내대표), 사무총장, 정책위의장을 모두 맡았다. 여야의 대화와 타협을 중시했지만 결정의 시점이 되면 단호한 결정을 내려 ‘일도(一刀)’라는 호칭을 얻기도 했다.

 1999년에는 자유민주연합 총재를 맡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종필, 박태준 전 총리의 ‘DJP 연합’에 기여했고 2000년 6월 총리를 지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총리다.

 고인은 ‘해불양수(海不讓水·바다는 어떤 물도 사양하지 않는다)’라는 좌우명처럼 통합과 대화의 정치를 강조했다. 한국 현대 정치사의 거목으로 꼽히는 고인은 2018년 펴낸 회고록 ‘정치는 중업(重業)이다’에서 “정치인은 아무나 함부로, 개인의 영달이나 이익을 위해 취할 직업이 아니다”며 “자신을 죽여 나라와 국민을 살리려는 ‘살신구국(殺身救國)’의 역사적 소명의식에 투철한 사람이 정치인이 되어 국정을 맡아야 조국의 번영과 통일을 이끌 수 있고, 국민의 안녕과 행복을 지킬 수 있다”고 했다.


강경석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