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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를 세계 최고 기업으로 키운 이건희 회장 별세

삼성전자를 세계 최고 기업으로 키운 이건희 회장 별세

Posted October. 26, 2020 08:29,   

Updated October. 26, 2020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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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를 세계 최고 기업으로 키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별세했다. 향년 78세.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부인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차녀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히 숨을 거뒀다. 삼성 측은 “장례는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인은 2014년 5월 10일 밤 급성 심근경색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쓰러진 뒤 삼성서울병원에 장기 입원했다. 6년 동안 투병하다 최근 병세가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1999년 11월 폐 림프암 수술을 받은 뒤 호흡기 보호를 위해 겨울에는 미국과 일본의 따뜻하고 공기가 맑은 지역을 찾아 거주하기도 했다.

 1942년 1월 9일 대구에서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태어난 고인은 1970년대 중반 그룹을 이끌어갈 후계자로 선택됐다. 이 창업주가 세상을 떠난 직후인 1987년 12월 45세의 나이로 삼성그룹 회장에 올랐다.

 고인은 ‘천재 경영인’으로 불린다. 삼성전자가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스마트폰, 반도체, TV 부문 모두 고인의 손에서 탄생한 업적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반도체에 뛰어들 때 삼성 전문경영진들은 ‘회사를 망가뜨릴 수 있다’며 걱정하기도 했다”며 “특유의 넓은 안목, 디테일에 대한 집착이 남달라 우려를 딛고 천재적인 성과를 끌어냈다”고 회상했다. 삼성은 이날 오전 임직원들에게 “안타깝고 슬픈 마음으로 회장님 부고를 전한다”며 “회장님은 진정 자랑스러운 삼성인이었다”라고 별도 공지했다.

 고인은 기업 경영 외에도 한국의 스포츠, 문화계에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1996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선임됐고, 2011년 7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유치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1999년 ‘삼성’ 브랜드를 부착한 TV를 북한에 보내는 등 대북사업에도 앞장섰다.

 장례는 삼성서울병원에서 4일장으로 치러진다. 삼성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을 감안해 조화와 조문은 사양한다고 밝혔다. 장지는 에버랜드 또는 경기 수원 선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현수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