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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정적 된 前 총사령관 “러 본토 침공, 실패한 작전”

젤렌스키 정적 된 前 총사령관 “러 본토 침공, 실패한 작전”

Posted September. 26, 2025 09:30,   

Updated September. 26, 2025 09:30


“러시아 본토 침공의 대가는 너무 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최대 정적(政敵)으로 꼽히는 발레리 잘루즈니 주영국 우크라이나 대사 겸 전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52·사진)이 지난해 8월 초 젤렌스키 대통령이 주도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주 침공 작전을 작심 비판했다. 국력과 군사력에서 열세인 우크라이나가 본토 방어에 써야 할 자원을 분산해야 했고, 이로 인해 본토 방어가 더 어려워졌다는 이유에서다.

잘루즈니 대사는 24일 현지 매체 ‘제르칼로티주냐’ 기고문에서 “나로서는 이 작전의 대가를 알 수 없지만, 대가가 매우 컸던 것이 분명하다”고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이 작전으로 우크라이나의 인명 손실 또한 상당했다며 “실패한 작전이었다. 이런 작전은 인명 손실이 정당화될 수 있고 목표가 제한적인 경우에만 수행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황이 제1차 세계대전을 연상시키는 교착 상태에 빠졌고 러시아와의 소모적인 충돌 또한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앞서 올 7월 언론 인터뷰 때도 “이번 전쟁이 2034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해 8월 러시아 남부 쿠르스크주에 기습적으로 쳐들어가 한때 서울시 면적의 배가 넘는 약 1300㎢를 점령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러시아 본토가 외국 군대의 침공을 받은 첫 사례다. 다만 이후 러시아의 반격으로 점령지의 대부분을 상실했다. 러시아는 올 4월 쿠르스크주 완전 탈환을 선언했고 우크라이나는 “아직 일부를 점령하고 있다”고 맞선다.

오데사 사관학교를 졸업한 잘루즈니 대사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5개월 전인 2021년 7월 총사령관으로 발탁됐다. 전쟁 초기 러시아의 공세를 성공적으로 막아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다만 전쟁이 장기화하고 각종 전술 및 전략에 대한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갈등 또한 심해져 지난해 2월 해임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5년 임기가 끝났지만 전시 계엄령을 이유로 대선을 치르지 않아 비판받고 있다. 대선이 실시되면 잘루즈니 대사가 젤렌스키 대통령의 강력한 정치적 경쟁자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21∼23일 현지 여론조사회사 ‘레이팅그룹’의 조사에서 잘루즈니 대사의 신뢰도는 74%로 젤렌스키 대통령(68%)보다 높았다.


김윤진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