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수(宇樹·유니트리) 자유(加油·파이팅), 위수 자유.”
15일 베이징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참가 선수들은 출발 신호와 함께 육상 트랙을 힘차게 내달리기 시작했다. 또 관중석에선 힘찬 응원의 함성도 터져 나왔다.
1500m를 전력 질주하는데도 거친 숨소리를 전혀 내지 않은 선수들의 정체는 휴머노이드 로봇이었다. 이 종목 금메달은 6분34초 만에 결승선을 통과한 중국의 유명 로봇 기업 유니트리의 자회사 ‘링이(翌)테크놀로지’가 만든 로봇이 차지했다. 올해 초 춘제(春節·중국 설) 갈라쇼에서 군무를 선보였던 ‘G1’과 같은 모델이었다.
14일 저녁 개막식을 연 ‘2025년 세계휴머노이드 로봇대회’는 이날부터 본격적인 경기에 돌입했다. 17일까지 사흘 동안 16개국에서 온 280개 팀의 휴머노이드 로봇 500여 대가 출전한다. 경기 종목은 100m 달리기, 1500m 달리기, 400m 계주, 축구, 격투기를 포함해 총 26개.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올림픽처럼 다양한 종목의 경기에 참여하는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로봇 업계에선 이번 행사를 두고 ‘로봇 올림픽’이라고도 부른다.
15일 관중의 관심이 집중됐던 경기는 1500m 달리기였다. 경기는 로봇 4대가 한 조를 이뤄 400m 트랙을 총 4바퀴 조금 못 미치게 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인간의 육상 경기 규칙과 유사했다. 1∼3위를 차지한 로봇들은 일반 성인 기준으로도 빠른 속도인 시속 12∼13km로 달렸다. 일부 로봇은 레이스 도중 멈춰서거나 넘어져 부서지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참가 로봇은 큰 무리 없이 완주했다.
지난 4월 베이징에서 열린 하프마라톤 대회에서 제한 시간 내 완주한 로봇이 2대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출전 로봇들의 달리는 동작이 더 자연스러웠고, 속도도 더 빨라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우승팀인 링이테크놀로지의 류진다(劉金達) 연구원은 “다양한 반복 실험을 통해 달리는 동안 내부 온도 변화를 확인하고, 일정한 속도를 낼 수 있는 알고리즘을 연구해 온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진짜 인간의 경기를 따라가기에는 아직 한계도 명확했다. 은메달을 딴 톈자오(天驕)팀의 ‘톈궁(天工)’을 제외하면 육상 경기 출전 로봇들은 모두 컨트롤러를 든 인간 조종수와 함께 뛰었다. 현재 기술 수준에서도 혼자 달리기가 가능하지만 수동 제어를 했을 때 빠른 방향 전환 등이 가능하다는 게 참가팀들의 설명이다.
육상과 달리 축구 경기에서는 로봇들의 실수가 속출했다. 축구는 육상과 격투기 등 다른 종목과 달리 경기 도중 로봇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도록 하는 게 대회 규정이다. 로봇들은 마치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처럼 공을 향해 몰려다녔고, 로봇들끼리 엉켜 넘어지는 일도 잦았다. 대회 사회자는 “로봇들이 넘어질 수 있는데, 그때마다 관중이 박수로 일으켜 세워 달라”고 수차례 당부했다.
베이징=김철중 tnf@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