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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손놓은 사이 ‘코로나 지옥’ 된 구치소•요양시설

정부 손놓은 사이 ‘코로나 지옥’ 된 구치소•요양시설

Posted December. 30, 2020 08:45,   

Updated December. 30, 2020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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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46명으로 사흘 만에 다시 1000명대로 증가했다. 사망자는 최대치인 40명으로 집계됐으며 산소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위·중증 환자도 330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확진자 숫자가 급증한 데는 동부구치소발(發) 집단감염, 위·중증 환자 증가에는 요양시설 집단감염의 영향이 크다.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는 어제 233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첫 환자 발생 후 한 달 만에 모두 757명의 확진자가 쏟아졌다. 코로나 사태 이후 단일 시설 내 최대 규모의 감염이 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시설에서 터진 것이다. 어제는 확진 수감자 가운데 첫 사망자도 나왔다. 구치소와 같은 집단거주시설은 원래 감염에 취약한데다 동부구치소는 모든 활동이 실내에서 이뤄지는 아파트형 구조여서 특별 관리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법무부는 첫 환자가 발생하기 전에는 수용자들에게 마스크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 지난 15일 추가로 15명이 확진됐는데도 사흘 뒤에야 전수 검사를 했다. 수용자가 정원을 초과한 과밀 상태임에도 수용 인원의 30%가 감염돼 ‘코로나 지옥’이라는 비명이 터져 나오고서야 확진자 345명을 경북 청송교도소로 이송했다.

 노인 요양시설 상황은 더욱 비참하다. 요양시설 내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 코호트(동일집단) 격리하되 중증 환자는 코로나 전담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해야 한다. 하지만 환자 급증에 따른 병상 부족으로 이송을 기다리다 가족 얼굴도 한번 못보고 사망한 환자가 이달 들어서만 40명이 넘는다. 코로나 진료 경험이 있는 의료진도 없고 인공호흡기도 부족한데 코호트 격리를 하는 것은 환자를 방치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올 2월 1차 대유행 당시 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 집단 감염으로 사망자가 속출하자 요양시설 대규모 감염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금껏 무엇을 하다 이런 죽음을 맞게 하나.

 지금은 3차 대유행에 해외의 변이 바이러스까지 덮쳐 통제 불능의 상태로 치달을 수 있는 상황이다. 교정시설과 요양병원은 고위험군에 해당하지만 단일 시설의 특성상 집중적으로 관리만 하면 피해를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추가 공간을 확보해 밀집도를 낮추고, 매일 진단검사를 실시해 확진자를 가려내 격리하며, 중증 환자는 제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가용 병상과 의료 및 간병 인력 확충을 서둘러야 한다. 감염병과 같은 위기일수록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없도록 챙기는 것이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