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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시대 영국 농락 ‘이중간첩’ 블레이크 사망

냉전시대 영국 농락 ‘이중간첩’ 블레이크 사망

Posted December. 28, 2020 08:22,   

Updated December. 28, 2020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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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전시대 영국의 해외 정보기관인 MI6 공작원이었지만 실제로는 옛 소련의 공작원으로 활동했던 ‘이중간첩’ 조지 블레이크(사진)가 사망했다. 향년 98세.

 26일(현지 시간) BBC 등은 러시아 타스 통신을 인용해 블레이크가 러시아에서 사망했다고 전했다. 1948년 주한 영국대사관 직원으로 파견돼 당시 소련, 중국, 북한 등의 정보를 수집하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던 블레이크는 1950년 한국전쟁 중 북한군에 잡혀 3년간 포로 생활을 하며 공산주의자로 전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격적으로 MI6 정보원으로 활동하던 블레이크는 1950년대 동유럽에서 활동 중이던 40명 이상의 MI6 정보원에 대한 정보를 소련 측에 넘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영국 등 서방국이 동유럽 공산권 국가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는 데 심각한 차질이 빚어졌다.

 결국 블레이크는 1960년 런던에서 영국 당국에 체포돼 42년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수감 중이던 1966년 탈옥한 뒤 당시 동독을 거쳐 소련에 도착했다. 이후 그는 그레고리 이바노비치라는 러시아 이름을 갖고 첩보원을 교육했으며, 2007년 러시아에서 훈장을 받기도 했다.

 영국은 블레이크를 배신자로 여겼지만 그는 “나는 영국인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블레이크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태어났고, 아버지는 유대계 스페인인으로 제1차 세계대전 때 영국군에 협력한 뒤 영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러시아 대외정보국(SVR)은 “블레이크가 러시아에 대해 순수한 사랑을 가졌었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특별한 용기와 인내심을 갖췄던 뛰어난 전문가였다”며 애도했다.


이세형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