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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무릎 꿇은 마윈... “中공산당에 앤트그룹 일부 헌납”

결국 무릎 꿇은 마윈... “中공산당에 앤트그룹 일부 헌납”

Posted December. 22, 2020 08:15,   

Updated December. 22, 2020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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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창립자이자 중국 최고 부호인 마윈(馬雲)이 중국 공산당에 자신의 회사 일부를 헌납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용서를 빌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의 금융정책을 공개 석상에서 신랄하게 비판한 이후에 벌어진 일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집권 이후 계속된 ‘국진민퇴(國進民退·국영기업이 약진하고 민영기업이 후퇴하는 현상)’가 절정에 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마윈이 지난달 2일 런민은행과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등 4개 감독기관에 소환됐을 당시 “필요하다면 앤트그룹의 어떤 플랫폼이라도 국가가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앤트그룹은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로 사실상 마윈이 지배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준비할 정도로 유망한 회사인데, 회사의 실질적 소유주가 정부에 국유화를 제안한 것이다.

 앞서 10월 24일 마윈은 중국 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행사 자리에서 “중국 금융당국은 담보가 있어야 대출해 주는 ‘전당포 영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가 중국 당국에 소환됐다. 앤트그룹의 IPO도 무기한 연기됐다. 이에 마윈이 회사 존망이 위태로울 정도로 중국 정부의 압박을 받았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WSJ는 “중국 정부가 마윈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아직 정하지 않았다”면서 “다만 마윈의 제안이 없었더라도 중국 정부는 언제든지 앤트그룹을 국유화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앤트그룹에 지금보다 엄격한 자본 규제를 적용한 뒤 자금줄이 끊어지면 국영은행이 지분을 가져가는 식이다.

 일부에서는 시 주석 집권 이후 계속된 국영기업 중시 기조가 극에 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정부는 올해 9월 불법 모금·사기·횡령 등의 혐의로 ‘민영기업의 성공 신화’로 불렸던 안방보험그룹을 해체시켜 일부를 국유화하고, 나머지는 정부의 지배를 받는 기업으로 흡수시켰다. 7월에는 “금융시장의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면서 밍톈그룹과 관련된 9개 금융관련 회사 경영권을 전격적으로 접수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밍톈그룹의 샤오젠화 회장이 시 주석의 정적으로 꼽혔던 태자당과 연루돼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또 중국 정부는 최근 미중 갈등 속에서 취약성을 노출한 반도체 회사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국영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중국 국립대인 칭화대가 설립한 반도체 회사 칭화유니의 경우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화웨이의 자회사 하이실리콘과 함께 중국 최고로 꼽힌다. 그런데 지난달 11일 중국 공산당 서기가 공동회장에 취임해 회사 경영에 전격 참여하기로 정해졌다. 이달 중순에는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제조) 업체 훙신반도체(HSMC)는 민간 지분을 모두 우한 지방정부 소유 기업에 넘겼다. 세계 5위 반도체 파운드리인 중신인터내셔널(SMIC)과 D램 제조업체인 푸젠진화(JHICC) 모두 국영기업이 최대 주주다.

 이런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제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시 주석의 국유경제 강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면서 “국유기업 강화로 미국의 위협을 피해 ‘자립 경제’를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중국 지도부의 생각”이라고 분석했다.


김기용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