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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필하모닉의 ‘트리오 버스킹’

Posted September. 01, 2020 14:55,   

Updated September. 01, 202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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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시 브루클린 지역의 한 공원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특별한 공연이 열렸다.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뉴욕필하모닉 소속 연주자들이 마스크를 쓴 채 트리오로 거리 공연에 나선 것이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뉴욕필의 연주단원 신시아 펠프스(비올라), 쿠도 스미레(첼로), 율리아 지스켈(바이올린)은 카운터테너 앤서니 로스 코스탄조와 협연해 공연에 나섰다. 이들은 현대 미국 작곡가인 카를로스 사이먼의 작품 ‘루프’를 이날 세계에서 처음으로 연주하는 등 여러 곡의 클래식 음악을 길거리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일부 단원은 픽업트럭 위에 올라가 열정적인 연주를 이어갔고 공연 도중 마스크를 낀 채로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며 호흡하는 장면도 보였다. 중간에 보슬비가 내렸지만 직원들이 연주자에게 우산을 씌워주면서 공연은 지속됐다.

 뉴욕필 단원들이 전용 공연장인 뉴욕 링컨센터를 포기하고 거리에서 버스킹에 나선 것은 뉴욕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해 자체적으로 준비한 ‘뉴욕필 밴드왜건’이라는 프로그램에 따른 것이다. 뉴욕필은 코로나19 여파로 3월 이후 실내 공연을 중단한 상태다.

 이색 공연을 마친 단원들은 청중들에게 직접 음악을 들려준 경험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바이올린을 연주한 지스켈은 “갑자기 힘이 솟는 것 같다”고 말했다. 펠프스도 “인터넷을 통해 집에서 연주를 할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라고 전했다. 뉴욕필 밴드왜건은 앞으로 8주 동안 매주 뉴욕시 전역에서 이와 같은 공연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유재동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