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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영철 포스텍 교수 겸 제넥신 대표, 포스텍에 100억 기부

성영철 포스텍 교수 겸 제넥신 대표, 포스텍에 100억 기부

Posted August. 21, 2020 08:57,   

Updated August. 21, 2020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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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부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주위 도움과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신 곳에 부를 나누고 사회에도 환원하는 것이 의무이고 도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바이오기업의 대표가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에 맞서 싸울 미래의 인재 육성을 위해 100억 원을 기부하면서 한 말이다.

 20일 포스텍에 따르면 바이오기업 제넥신 창업자인 포스텍 생명과학과 성영철 교수(64)와 부인인 이옥희 에스엘바이젠 대표(61)는 포스텍에 100억 원 상당의 주식 기부를 약속했다. 포스텍은 기부금으로 ‘SL기금’을 조성하기로 하고 19일 기금 조성 협약식을 가졌다.

  ‘생명을 구한다’는 뜻인 Saving Life의 약어를 딴 SL기금은 포스텍의 생명과학·헬스케어 분야의 발전을 위한 융합 교육 프로그램 개발, 우수 인재 유치, 바이오 분야 벤처 기업 육성 등에 쓰일 예정이다.

 성 교수는 협약식에서 “코로나19와 같이 강력한 전염성과 위험성을 가진 바이러스는 가까운 미래에도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는데 그때마다 지금처럼 전 세계가 봉쇄될 수는 없다”며 “앞으로 이러한 일이 더는 일어나지 않도록 바이오와 헬스케어 분야에서 포스텍과 같은 연구중심 대학들이 탁월한 인재 양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부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에는 모교인 연세대에 260억 원 규모 ‘에스엘바이젠산학협력관’을 건립해 기부했다. 2018년 대학 기술지원화 사업을 위해 조성된 국내 첫 민간주도 펀드 ‘포스텍 1호 펀드’에 100억 원 상당의 주식을 내놨고, 그해 가톨릭의대에 100억 원, 지난해 국제백신연구소(IVI)에 100억 원을 쾌척했다. 이번을 포함해 성 교수가 학계와 연구기관에 기부한 금액만 700억 원이 넘는다.

 성 교수는 “아직 현대의학으로 고칠 수 없는 불치병이 많다”며 “오랜 기간이 걸리더라도 기초과학 연구와 원천기술 개발에 다걸기하는 과학자가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에 기부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의 소망처럼 성 교수는 스스로 20여 년 동안 기초연구과 원천기술 개발의 외길을 걸어왔다. 핵산(DNA) 백신 전문가인 성 교수는 1999년 포스텍 실험실 벤처로 항체단백질 치료제와 치료백신을 개발하는 바이오기업 제넥신을 창업한 바이오 창업 1세대다. 현재는 회장 겸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성장 호르몬 결핍증 치료제와 자궁경부암 치료 DNA 백신 등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DNA 백신 후보물질을 개발해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임상시험에 들어간 29개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국내 기업이다.

 성 교수는 본보의 인터뷰 요청에 “대단한 일을 한 게 아니다”며 한사코 거절하다 짧게 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조승한 shinj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