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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메콩강 물부족’ 책임 놓고도 으르렁

美-中 ‘메콩강 물부족’ 책임 놓고도 으르렁

Posted August. 04, 2020 08:07,   

Updated August. 04, 2020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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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남아 주요국을 관통하는 메콩강이 남중국해, 대만 등에 이은 미중 갈등의 새로운 전장(戰場)으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태국,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5개국은 미 국무부의 지원을 받은 조사를 통해 “중국이 강 상류에 댐을 잇달아 건설해 수자원을 독점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했다. 중국 역시 “이런 주장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며 발끈하고 있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메콩강 유역 가뭄을 두고 미중 연구기관이 첨예하게 다른 분석을 내놓고 있으며, 양국 정부의 신경전 또한 가시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메콩강 하류 국가들은 우기 강수량이 평년의 75%에 그쳐 어획량 급감, 농업 및 생활용수 부족, 생태계 파괴 등의 피해를 겪었다. 이에 미 수자원 연구회사 ‘아이스온어스’는 국무부 지원을 받아 올해 4월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잇따른 댐 건설이 메콩강 하류의 수위 하락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중국은 메콩강 상류에 11개의 댐을 건설했고 앞으로 10여 개를 더 지을 예정이다.

 반면 지난달 칭화대 등 중국 연구진은 “메콩강 가뭄은 고온, 엘니뇨 같은 이상기후 때문”이라며 “중국 댐이 우기의 물을 저장하고 건기에 방류해 오히려 도움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무지한 외국 연구자들의 음모”라고 주장했다.

 메콩강은 티베트 고산 지대에서 발원해 남중국해로 흘러들어 가는 동남아 최대 강이다. 길이는 4350km, 일대의 연간 쌀 생산량은 1억 t에 달한다. 이 강에 의존해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만 7000만 명에 이른다.

 미국은 냉전 시대부터 메콩강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이 5개국과 메콩강위원회(MRC)란 기구를 만들었다. 중국 역시 이와 유사한 란창(瀾滄)-메콩협력 모임(LMC)의 활동을 강화하며 미국에 맞서고 있다. 중국은 메콩강이라는 이름을 쓰지 않고 ‘란창’이란 표현을 고수하고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