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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도시 홍수 막으려 상류 제방 폭파 ‘고육책’

中, 대도시 홍수 막으려 상류 제방 폭파 ‘고육책’

Posted July. 21, 2020 07:46,   

Updated July. 21, 2020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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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남부 지역에 한 달 반 이상 폭우가 계속되는 가운데 안후이(安徽)성 당국이 불어난 강물 수위를 낮추기 위한 고육책으로 제방을 폭파했다. 하류의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거주 인원이 적고 농경지가 대부분인 상류 지역의 제방을 일부러 무너뜨린 것이다. 세계 최대 수력발전 댐인 싼샤(三峽)댐의 수위도 최고 수위에 근접하고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0일 중국 매체 펑파이(澎湃) 등에 따르면 안후이성 당국은 19일 새벽 추허(저河)강의 제방 두 곳을 폭파해서 무너뜨렸다. 불어난 물을 방류하기 위해 제방을 폭파한 것은 1998년 최악의 대홍수 때만 사용됐던 극단적 조치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추허강은 양쯔강이라고도 불리는 창(長)강의 한 지류로, 안후이성과 장쑤(江蘇)성이 관할하는 9개 현에 걸쳐 있다. 총 길이는 약 270km에 달한다. 인구 약 840만 명의 난징(南京)시와 500만 명의 허페이(合肥)시를 지난다. 펑파이는 ‘추허강의 수위가 17, 18일 이틀 동안 3m 이상 오르며 긴급 상황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 강물이 그대로 하류 댐까지 도달하게 되면 댐 수위가 한계치를 넘어 주변 도시에 최악의 홍수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에 이르는 것이다. 실제 19일 새벽 추허강 하류 댐 수위는 14.33m로 사상 최고 수위인 14.39m 직전까지 올라갔고, 이 댐의 한계 수위인 15.3m에 근접했다.

 결국 안후이성 당국은 추허강 하류에 있는 대도시의 피해를 막기 위해 상류 지역의 제방을 폭파한 것이다. 강물이 인근 농경지나 습지 등으로 빠져나가면서 강물 수위는 70cm 이상 낮아졌다. 하지만 폭파된 제방 인근에 사는 주민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피해 규모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추허강과 접해 있는 9개 현 가운데 2개 현이 이번 폭파로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는 “제방 폭파 전 피해 예상 지역의 모든 주민이 대피했다”면서 “피해를 본 모든 주민에게 정부 차원에서 보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수력발전 댐인 싼샤(三峽)댐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 후베이(湖北)성 이창(宜昌)시에 건설된 싼샤댐의 수위는 19일 163.85m까지 치솟았다. 이는 통제 수위인 145m를 한참 넘어선 것은 물론이고 최고 수위인 175m에 육박하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최근 ‘싼샤댐 붕괴설’이 나돌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 남부 지역에서는 계속되는 폭우로 추허강 외에도 하천 곳곳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화통신은 중국 하천 433곳에서 경계수위를 넘는 홍수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33곳은 사상 최고 수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이번 폭우로 13일 기준으로 141명이 사망·실종하고 이재민 3873만 명이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어 현재까지의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김기용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