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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계, 불확실성이 빚은 불안과 피로감

클래식계, 불확실성이 빚은 불안과 피로감

Posted June. 01, 2020 08:15,   

Updated June. 01, 2020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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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를 휩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긴 겨울을 보내고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공연계가 클럽과 물류센터로 이어지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다시 움츠러들고 있다. 앞날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 속에 공연을 준비하는 기획사와 아티스트들도 깊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국립극장과 세종문화회관을 비롯한 국공립 공연장은 16일까지 휴업에 들어갔다. 클래식을 비롯한 국내 공연계의 중추로 꼽히는 서울 예술의전당은 재단법인 체제로 운영되므로 휴업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이곳에서 열릴 예정이던 국공립 예술단체들의 공연은 대거 취소됐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릴 예정이던 ‘낭만의 해석 1’ 공연을 취소했다. 이에 앞서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도 5월 30일 같은 장소에서 개최하기로 한 ‘박영민의 말러, 대지의 노래’ 공연을 취소했다.

 국립발레단은 거듭된 공연 취소와 연기 끝에 10∼1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할 예정이던 발레 ‘지젤’을 다시 연기했다. 이 밖에 경기아트센터가 4일 열기로 한 ‘11시의 클래식’ 공연을 연기하는 등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연장의 공연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민간 공연단체들의 공연도 영향을 받고 있다. 이달 중순 예술의전당에서 한 민간 악단의 공연을 주최할 예정이던 한 기획사 관계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공연장에 가기 힘든 사회 분위기에 따라 악단 측과 공연 개최 여부를 의논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연계는 이미 4월 나온 ‘생활 속 거리 두기’ 지침으로 크게 활력을 잃은 모습이다. 지침에 따르면 객석에 앉은 관객들은 각각 2m(최소 1m)의 거리를 두어야 한다. 한국공연예술경영협회는 5월 11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거리 두기를 일괄적으로 적용하면 민간 공연기획사는 공연을 안 하는 것이 이익이 되므로 공연산업의 재기는 기대할 수 없게 된다”고 밝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공연이 취소된 아티스트들의 한숨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공연이 취소된 한 첼리스트는 “이달 말 베토벤 탄생 250주년 기념 리사이틀을 준비 중이지만 예정대로 열릴지 기약 없는 무대를 준비해야 해 피로감이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피아니스트 윤소영 씨는 페이스북에 “라흐마니노프와 베토벤 협주곡 공연 등 여러 무대가 상반기에 잇따라 취소됐다. 다시 슈베르트 환상곡 등의 무대가 마련돼 연습하던 중 또 취소됐다. 매일 속상하다. 피아니스트로서 일상을 되찾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는 공연 관계자와 아티스트 수십 명이 공감을 표시했다.


유윤종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