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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완저우 미송환 유력 미중갈등 새 뇌관 부상

멍완저우 미송환 유력 미중갈등 새 뇌관 부상

Posted May. 29, 2020 08:30,   

Updated May. 29, 202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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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 법원이 중국 최대통신기업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48·사진)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에 관한 재판에서 미국 측의 손을 들어 줬다. 이번 판결로 멍 부회장의 미국 송환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등으로 거세게 대립하고 있는 미중 갈등에 또 하나의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대법원의 헤더 홈스 부수석재판관은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이 캐나다 법률 요건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기소된 멍 부회장의 혐의가 실제 이뤄졌다면 이 범죄는 캐나다에서도 범죄라는 취지다.

 런정페이(任正非·76) 화웨이 창업자의 딸인 멍 부회장은 미국의 요청으로 2018년 12월 캐나다 밴쿠버공항에서 체포됐다. 미국은 그가 대(對)이란 제재를 어기고 이란과 장비를 거래하는 과정에서 금융회사를 속인 혐의로 기소했고, 캐나다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다. 런 회장과 첫 부인 멍쥔 사이에서 태어난 멍 부회장은 부친의 유력한 후계자로 꼽힌다.

 특정 피의자가 범죄인 인도조약에 의해 다른 국가로 인도되려면 그의 혐의가 현재 국가에서도 범죄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이중 범죄(Double Criminality)’ 요건은 멍 부회장 재판의 핵심 쟁점이었다. 변호인 측은 “캐나다에 이란 제재 관련법이 없다. 그의 혐의가 캐나다에서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캐나다 검찰은 “사기 혐의는 캐나다 현행법에도 저촉된다”고 맞섰고 법원이 이를 인정한 것이다.

 미 상무부는 15일 상무부가 미국의 기술을 활용하는 해외 기업이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고 중국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 나온 이번 판결에 주캐나다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e메일 성명을 통해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송환 요청은 화웨이 등 중국의 첨단 기술기업을 쓰러뜨리기 위한 시도”라며 “캐나다가 미국과 공모해 이를 대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캐나다와 중국의 관계도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멍 부회장 체포 이후 자국 내 캐나다인 2명을 구금했다. 육류와 카놀라유 등 캐나다산 농산물에 대한 수입도 막았다.


박용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