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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별로 위험도 3단계 이상 나눠 운영제한-재개 기준 엄격히 적용을”

“시설별로 위험도 3단계 이상 나눠 운영제한-재개 기준 엄격히 적용을”

Posted May. 11, 2020 07:52,   

Updated May. 11, 2020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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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은 예견된 사태였다는 게 방역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6일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 체제로 전환되면서 고위험시설에 대한 운영제한 행정명령을 섣불리 해제해 사태를 키웠다는 것이다.

 정부는 6일부터 유흥시설, 종교시설, 실내체육시설 등 집단 감염이 발생한 고위험시설의 운영을 원칙적으로 허용했다. 다만 지역 상황과 코로나19 확산 여부 등을 고려해 지방자치단체장이 재량으로 운영제한 등의 행정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방역당국은 시설별로 지침만 내놨을 뿐 장소별 위험도를 세밀하게 평가하지 않았다”며 “장소별로 위험도를 3단계 이상으로 나눠서 위험이 낮은 곳부터 먼저 문을 열고 유흥시설이나 종교시설처럼 위험도 높은 시설은 문을 늦게 열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유흥시설에서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은 모두가 예견했던 부분이었다”며 “지역사회 감염이 줄지 않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고위험시설 운영을 제한하거나 이러한 시설을 보다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태원 클럽에서 코로나19에 노출된 사람들이 또다른 밀집시설에 방문해 지역사회 감염이 일어나고 있어 밀집시설 운영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침만 만들어 공개할 것이 아니라 고위험시설이 지침을 잘 지키고 있는지 상시점검하고, 지침을 어길 시 행정명령을 내리는 등 평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밀집지역인 이태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조용한 전파’가 우려되는 상황인 만큼 앞으로 국내 거주 외국인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재욱 교수는 “국내 거주 외국인이라도 한국 연락처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친구의 연락처를 확보하는 등 지금 공항 검역처럼 연락처를 확실히 확보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방역당국도 시설별로 위험도 평가를 해 지침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10일 브리핑에서 “유흥시설은 특성상 예방수칙을 지키기 쉽지 않아 입장하는 인원 수를 줄이는 등 엄격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시설의 위험도에 따라서 단계적으로 정교한 지침을 만드는 보완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은지 wizi@donga.com · 사지원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