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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살균제 주입’ 발언 거센 역풍

Posted April. 27, 2020 09:00,   

Updated April. 27, 202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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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살균제 인체 주입’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법으로 제안하고, 줄곧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을 ‘신의 약물’로 극찬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의료 전문가가 아닌 그가 전문지식 없이 위험한 발언을 이어간다는 비판이 속출하는 가운데 미 최대 피해 지역인 뉴욕의 살균제 사고 건수까지 급증했다.

 공영 NPR라디오는 대통령의 살균제 발언 이후 24일까지 이틀간 뉴욕시의 살균제 및 표백제 사고 신고가 30건 접수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건보다 배 이상 많은 수치다. 25일 뉴욕시 보건당국자도 트위터 동영상으로 “살균제는 입, 귀를 통해 주입하거나 흡입하기 위한 용도가 아니다. 막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 CNN 등도 지난달 19일 대통령의 클로로퀸 언급 이후 소매약국의 클로로퀸 처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 달간 공개 석상에서 약 50차례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언급했다. 식품의약국(FDA) 역시 “클로로퀸 등으로 치료받은 코로나19 환자들이 심각한 심장 박동 문제를 보였다는 연구가 있다”며 사용을 우려했다.

 야당 민주당은 대통령을 거세게 비난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NPR에 “대통령이 돌팔이 약장수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사실상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이런 말을 해야 한다니 믿을 수가 없다. 표백제를 마시지 말라”는 트윗을 올렸다.

 논란이 확산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코로나19 정례 기자회견을 이례적으로 생략했다. 그 대신 트위터에 “언론이 적대적인 질문만 하고 진실을 보도하지 않는다. 기자회견을 할 이유가 없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24일 기자회견도 22분 만에 끝내고 질문도 받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발발 후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총 47회 기자회견을 가졌고 많을 때는 2시간 23분간을 회견에 썼다. 케일리 매케너니 백악관 대변인은 “언론이 대통령 발언의 맥락을 이해하지 않은 채 부정적인 보도만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가인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