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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선수도 임금 깎아야” 英보건장관도 압박

“EPL 선수도 임금 깎아야” 英보건장관도 압박

Posted April. 04, 2020 08:56,   

Updated April. 04, 2020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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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프로축구 리그에서 선수 임금 삭감이 이어지는 가운데 프로축구 리그 연봉 총액 세계 1위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수들도 연봉을 삭감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영국 BBC에 따르면 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은 3일 코로나19 정부 정례 브리핑에서 “많은 사람이 희생하고 있는 만큼 EPL 선수들도 급여를 깎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PL에서는 어려움을 겪는 구단들이 상대적으로 저임금인 구단 직원들을 내보내거나 급여를 깎고 있는 상황이다.

 스포츠비지니스 웹사이트 ‘스포팅인텔리전스’가 발표한 이번 시즌 EPL 선수 연봉 총액은 약 15억7300만 파운드(약 2조4000억 원)에 달한다. 2위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10억 파운드·약 1조5000억 원), 3위는 이탈리아 세리에A(9억7600만 파운드·약 1조4800억 원)였다. EPL은 평균 연봉에서도 317만 파운드(약 48억 원)로 203만 파운드(약 31억 원)의 라리가를 앞섰다. 이번 시즌 EPL 연봉 1위는 1950만 파운드(약 297억 원)를 받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30)다.

 프리메라리가의 FC 바르셀로나가 선수들의 임금 70% 삭감을 결의하고, 세리에A의 유벤투스도 남은 4개월의 임금 중 1200억 원 정도를 줄이기로 했지만 아직 EPL에서는 선수 임금을 깎기로 한 구단이 없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EPL의 경우 선수들이 작성하는 표준계약서 내용에 임금 삭감에 관한 조항은 없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 따라서 경기가 중단되면 수당은 받지 못하지만 기본급은 받는다. 세리에A와 프리메라리가도 명확한 삭감 조항은 없지만 선수들이 구단과의 합의하에 삭감에 나서고 있다.

 미국프로농구(NBA)는 천재지변으로 경기를 못할 경우 중단된 경기 수에 따라 일정 비율로 임금이 삭감되고, 미국프로야구(MLB)는 국가비상사태 등이 발생했을 때 커미셔너가 기존 계약을 무효로 할 수 있다.

 선수들이 약자인 구단 직원들의 희생을 강요한다는 여론이 급속히 퍼지면서 EPL 선수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선수협회(PFA)는 고통 분담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BBC는 PAF가 소극적인 자세로 시간을 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원홍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