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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위기에 韓美분담금 갈등 간신히 봉합... 동맹 가치 다시 세워야

코로나 위기에 韓美분담금 갈등 간신히 봉합... 동맹 가치 다시 세워야

Posted April. 02, 2020 07:59,   

Updated April. 02, 2020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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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잠정 타결돼 양국 수뇌부의 최종 결정을 남겨둔 상태라고 한다. 분담금을 10%+α 수준으로 인상하고 유효기간을 5년으로 하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8.2%를 인상한 지난해 합의에 비하면 인상 폭은 높지만 미국 측의 요구보다 크게 낮아졌고, 1년이었던 유효기간이 5년으로 늘어난 것도 매우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소식은 그제로 분담금 협정이 종료되면서 주한미군이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무급휴직을 강행하고서야 나왔다. 이처럼 벼랑 끝 협상의 진통을 겪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과도한 요구 때문이었다. 미국은 협상 시작부터 기존의 5배인 5조 원대를 요구했고 지난달까지도 미군의 역외훈련 비용과 순환배치 비용까지 포함해 3∼4조 원 수준을 고집했다고 한다. 그러니 미국 의회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을 위태롭게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럼에도 늦게나마 극적 타결에 나선 것은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이라는 뜻밖의 변수가 크게 작용한 듯하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통화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한미 간 협력과 연대 기류가 영향을 미쳤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미국으로서도 코로나19 진단물품 등 한국의 지원이 시급한 처지에 다른 갈등 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다 유연한 태도로 서둘러 협상을 마무리하기로 했을 가능성이 높다.

 분담금을 둘러싼 한미 갈등은 동맹마저 돈으로 따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빗나간 동맹관 탓이 크지만 대북·대중 정책 등 각종 현안을 둘러싼 엇박자는 과연 동맹이 맞느냐는 의문을 낳게 했다. 동맹의 가치는 위기 때 드러나는 법이라지만, 코로나19라는 돌발적 사태가 동맹 균열을 봉합하는 계기가 된 것을 그저 다행이라고 넘길 수는 없다. 피로 맺어진 한미동맹이 지난 수년간 얼마나 허약하고 편의적인 관계로 변질돼 왔는지 재삼 곱씹어봐야 한다. 그 어느때보다 심각한 진통을 겪은 이번 협상을 계기로 한미 모두 동맹의 토대를 훼손시켜온 그간의 행태들에 대해 진지하고 성찰하고 동맹을 다시 굳건히 다지는 노력을 해야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