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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나던 오산천, 수달 뛰노는 쉼터로

Posted February. 19, 2020 08:45,   

Updated February. 19, 2020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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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오산천에서 천연기념물 제330호인 수달이 발견됐다. 수달은 2017년 상류에서 배설물이 처음 발견된 뒤 지난해 9월과 11월, 올 1월 등 세 차례에 걸쳐 카메라에 포착됐다. 환경부의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으로 분류되는 수달은 물을 특히 좋아한다. 하천에서 물고기를 잡아먹을 수 있으며 갑자기 위험한 상황에 처하면 물속으로 뛰어들어 숨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성용 한국수달보호협회장은 “수달은 하천과 습지 생태계의 정점인 동물이다. 수달이 서식한다는 것은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오산천은 경기 용인시 석성산 향린동산에서 발원해 화성 오산 평택을 거쳐 서해로 빠져나가는 길이 15km의 국가하천이다. 이 가운데 4.12km가 오산 도심을 관통한다. 과거 맑은 물이 흐르던 오산천은 1990년대 급격한 도시화를 거치며 인근에 하나둘 공장이 들어섰고 탁해지기 시작했다. 생활 오폐수도 여과 없이 흘러들었고 악취가 나며 피하고 싶은 곳으로 변모했다. 오산천의 수질 등급은 구정물과 같은 5등급까지 떨어졌다.

 2010년 곽상욱 오산시장은 ‘자연 생물이 살 수 없으면 사람도 살 수 없다’는 목표를 가지고 생태하천 복원에 나섰다. 환경부의 생태하천 1호 복원사업으로 선정돼 857억 원의 예산도 확보했다. 인구 20만 명의 오산시는 이듬해 하천 전담부서까지 만들었다. 오산시 관계자는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옛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오산천 지류인 대호천에 장치형 수질정화시설을 설치하고 가장천에 인공습지를 조성했다”고 말했다.

 오산천 본류의 흐름을 막던 높이 10.5m, 길이 111m의 콘크리트 재질인 금곡보도 철거했다. 그 대신 면적 3445m² 규모로 바닥이 얕거나 폭이 좁아 물살이 빠르게 흐르는 여울을 조성했다. 하천 바닥에 자연석으로 경사를 만들어 자연형 여울 보를 만든 것이다. 여울은 하천 흐름을 빠르게 해 수중 산소량을 늘렸고 오산천 하류의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은 ‘나쁨’에서 ‘좋음’으로 개선됐다.

 2015년 시민단체와 아모레퍼시픽 등 기업들이 생태하천 가꾸기에 동참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6년부터 올해까지 70억 원을 투입해 습지생태원 조성과 생태교육 시설 등을 설치했다. 지상훈 오산천살리기지역협의회 위원장은 “생태하천복원사업을 통해 천연기념물인 원앙과 황조롱이가 발견됐고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인 붉은배새매도 나타났다”며 “중대백로 물고기 등 다양한 생물이 살다 보니 수달이 서식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오산천이 되살아나면서 하류에 조성한 면적 11만 m²의 ‘맑음 터 공원’도 휴식처로 인기를 얻고 있다. 오산천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높이 76m의 전망대와 생태체험학습장인 오산에코리움, 캠핑장 등이 들어섰다. 연간 15만 명이 찾는다. 자전거도로 재정비사업도 추진해 서울 한강과 탄천, 오산천, 평택 구간을 연결하고 있다. 곽 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악취가 풍기던 오산천에서 맑은 물이 흐르도록 바꾸는 것은 쉽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더 노력해 생태계 복원과 수질환경 개선의 대표적인 사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경진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