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중국 청두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세 지도자가 ‘3개국 협력 미래 10년 전망’을 발표할 겁니다.”
이달 말 이임을 앞둔 추궈훙(邱國洪·62) 주한 중국대사가 17일 동아일보와 대면 및 서면 인터뷰를 갖고 “1999년 한중일 3국 협력체제가 출범한 지 꼭 20주년을 맞는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3개국 정상이 청두에서 다양한 협력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14년 2월 부임해 약 6년간 재직했다. 내년 초 후임자인 싱하이밍(邢海明·55) 주몽골 중국대사가 부임한다.
한중일 3개국 인구는 전 세계의 21%인 약 16억 명, 국내총생산(GDP) 합계는 전체의 24%인 20조2000억 달러(약 2경3452조 원)에 달한다. 추 대사는 세계 경제의 하방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엄청난 비중을 지닌 3개국의 협력이 꼭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은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고 중국은 5세대(5G) 통신과 인터넷 부문에서 후발 우위를 지녀 거대한 시장 및 발전 기회를 공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추 대사는 “2014년 7월 시진핑 국가주석이 방한한 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동의한 2016년 7월 사이의 2년간이 한중 관계가 역사상 최상의 시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어려움이 있었지만 비교적 빨리 회복했다. 사드는 미국이라는 ‘제3자의 문제’일 뿐 한중의 문제가 아니다”라는 중국의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또 양국의 공동 이익이 많고 다른 충돌이 없기에 다시 최상의 시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비핵화 목표를 실현해야 한다”는 기존 원칙을 재강조했다.
그는 2022년 겨울올림픽을 개최하는 중국이 지난해 평창 겨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한국의 사례와 경험을 적극 벤치마킹하고 있다고도 소개했다. 최근 베이징에서 실내 스키장 건설 얘기가 나올 정도로 겨울 스포츠에 대한 인기가 뜨겁고, 자신도 스키를 좋아해 평창에 다녀왔다고 덧붙였다.
추 대사는 재임 기간에 가장 의미 있는 일로 한국 언론인과의 잦은 만남을 꼽았다. 그는 “공식 인터뷰에서는 딱딱한 답변밖에 할 수 없어 비공개 자리를 자주 가졌다. 그 자리에서 솔직한 소통을 하며 양국 관계에 기여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저는 한국어를 잘 못하지만 후임 싱 대사는 세 차례나 한국에서 근무했고 한국어도 유창한 만큼 양국 관계가 더 가까워지는 데 일익을 담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957년 상하이에서 출생한 추 대사는 상하이외국어대를 졸업한 후 외교부에 입부했고 일본, 네팔 등을 거쳐 한국에 부임했다. 그는 “퇴직 후에도 어떤 식으로든 외교 관련 업무를 맡아 그간의 경험을 살리고 싶다”고 밝혔다.
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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