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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알리바바 맞설 ‘1억명 플랫폼’ 온다

구글-알리바바 맞설 ‘1억명 플랫폼’ 온다

Posted November. 19, 2019 08:29,   

Updated November. 19, 2019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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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미국과 중국이 주름잡고 있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패권에 맞서 동맹구축을 공식화했다. 양사는 18일 각사의 자회사인 라인과 야후재팬의 경영통합을 다음 달부터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구글, 알리바바 등에 맞설 1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한 거대 플랫폼이 탄생하는 것이다.

 이날 양사는 각각 50%의 지분을 갖는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고 이 회사가 라인과 야후재팬의 지주사인 ‘Z홀딩스’의 주주로 올라서는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개매수 등의 방식으로 양사가 현 라인 주식 전부를 취득한 뒤 이를 상장 폐지하고, 라인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라인운영사)는 별도로 Z홀딩스 아래 따로 두는 방식이다.

 경영권의 향방을 좌우할 JV의 대표와 이사회 구성은 추후 경영권 분쟁이 없도록 설계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라인과 야후재팬 대표가 JV의 공동대표로 올라서며 이사회도 같은 비율로 구성될 것”이라며 “12월 본계약 체결 뒤 본격적인 통합 작업에 돌입해 내년 10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번 통합은 미·중 ‘ICT 공룡’에 맞서기 위해 모바일과 포털을 아우르는 압도적인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손 회장이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에게 먼저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GIO도 6월 국내 한 학회에서 “IT 제국주의에 저항했다 살아남은 회사로 기억되고 싶다”, “연합군이 필요하다”라고 밝히는 등 미국의 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와 중국의 BATH(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에 대항할 파트너가 절실했던 상황이었다.

 ICT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플랫폼과 웹툰 등 콘텐츠 부문에 강점을 가진 네이버와 자본력과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소프트뱅크가 결합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협력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온라인쇼핑과 모바일 간편결제 분야는 양사가 실질적으로 가장 먼저 협력 사업을 펼칠 분야로 꼽히고 있다.

 의류 온라인쇼핑몰인 조조(JOJO) 등을 산하에 둔 야후재팬의 온라인쇼핑몰의 일간 거래액은 약 1조9400억 엔(약 20조7400억 원·2018년 기준)이다. 이는 일본 온라인결제금액 기준 3위이다. 여기에 최근 젊은층에 호응을 얻고 있는 ‘라인쇼핑’까지 합류하면 2위 사업자인 아마존재팬(거래액 약 29조4000억 원)을 충분히 위협할 것으로 예상된다. 간편결제 분야에서도 야후재팬의 페이페이와 라인의 라인페이가 각각 1, 2위(사용자수 기준)를 달리고 있다.

 시장의 기대감도 크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라인-야후재팬 통합회사는 시가총액 30조 원에 육박하는 일본의 초대형 인터넷 회사가 될 것”이라며 “사업 영역도 조만간 동남아 지역으로 확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 창업자인 이재웅 쏘카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10년 내 일어난 한일 경제협력 중 가장 의미가 큰 사례”라고 평가했다.


김재형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