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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北 돼지열병 대재앙 진입…당국은 은폐”

블룸버그 “北 돼지열병 대재앙 진입…당국은 은폐”

Posted October. 14, 2019 08:41,   

Updated October. 14, 2019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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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인한 대재앙에 진입하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뉴스는 13일 “북한이 돼지열병 확산을 국제사회로부터 은폐하고 있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북한은 5월 30일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돼지열병 발생 사실을 최초 보고했다. 폐쇄국가인 북한이 자국의 전염질병 발병 사실을 외부에 자발적으로 알린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보건 전문가들은 이미 당시부터 돼지열병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지역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북한 전역에서 발생했으며 중국과의 접경 지역인 평안도 북부 지역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안 지역에서는 가축돼지, 야생돼지 할 것 없이 모두 도살처분돼 “돼지 씨가 말랐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북한은 최초 보고 이후 국제사회에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돼지열병 기세가 잡혔다”고 외부에 알리고 있지만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조직적 은폐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의 공동조사 노력을 거절한 것도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피해자는 북한 주민들이다. 단백질의 80% 이상을 돼지고기에서 얻는 주민들의 영양 공급원이 막혔기 때문이다. 현재 북한에서는 국가가 경영하는 돼지농장보다 주민들의 개인적인 사육이 훨씬 많다. 하루아침에 도살처분 명령을 받은 사육 주민들 사이에 극심한 동요가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탈북자들은 “돼지열병 자체보다 이로 인한 사회적 혼란과 주민들의 영양 결핍, 굶주림 확산 등이 더 큰 문제”라며 “주민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이번 사태야말로 북한 지도부에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국제보건기구들은 북한 내부 정보가 없어 막막한 상태다. 과거 각종 지원물자를 보내며 북한과 협력 체제를 구축했던 유엔식량농업기구(FAO)조차 “(북한이 최초 보고한) OIE가 가진 정보가 전부”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FAO는 현지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조사관을 긴급 파견할 계획이며 북한의 입국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정미경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