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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았지만 풍성했던 슈베르트의 삶과 음악 선사합니다”

“짧았지만 풍성했던 슈베르트의 삶과 음악 선사합니다”

Posted September. 23, 2019 08:23,   

Updated September. 23, 2019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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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악기와 현대 악기, 바로크 음악에서 이 시대 음악까지 어우르는 네덜란드의 첼로 거장 피터르 비스펠베이(57)가 5년 만에 내한 연주를 한다. 24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012년 바흐 무반주 첼로 전곡 연주, 2014년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 연주를 펼쳤던 그는 이번에 ‘슈베르트’를 들고 온다.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를 시작으로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 D.574,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 C장조 D.934,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시든 꽃’ 변주곡을 첼로로 연주한다. 원곡은 모두 다른 악기를 위해 작곡한 곡들이다. 비스펠베이는 4년 전부터 슈베르트 첼로곡 전곡을 음반으로 발매하고 있다. 전곡 연주를 통해 작곡가의 세계에 더 잘 다가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전곡 연주로 만나는 슈베르트의 내면은 어떤 것인지’ e메일로 물었다. 우울하고 내성적이었다는 인식이 있는데, 맞는 것일까.

 “슈베르트가 우울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랬다면 작품들이 그토록 거대할 수 없었겠죠. 조금 낯을 가렸으며 여자 앞에서 자신이 없는 정도였을지 모릅니다.”

 슈베르트 인생관의 키워드는 독일어로 ‘Sehnsucht’. 한국어에 딱 맞는 단어가 없다. 일반적으로 ‘동경’으로 번역된다.

 “‘Sehnsucht’는 알려지지 않은 것에 대한 그리움 같은 것이죠. 그는 동년배와 감정을 많이 공유했습니다. 지병으로 일찍 숨졌지만 친구들과 아름다운 환경에서 풍성한 삶을 살았습니다.”

 비스펠베이는 여러 시대 음악을 소화하며 옛 악기와 현대 악기를 두루 사용해 왔다. 이번 공연에서 작곡가의 ‘시대성’은 어떻게 표현될까. 첼로 줄, 활 등 고려할 점이 많다.

 “옛 음악을 거트현(강철 현의 등장 이전 동물의 창자로 만든 현)으로 연주하는 데서 늘 영감을 받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강철 현을 사용한 과다니니 첼로로 연주할 예정입니다.”

 그와 자주 호흡을 맞춘 피아니스트 파올로 자코메티가 반주한다. 3만∼9만 원.


유윤종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