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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가 386세대 권력강화 낳았다

Posted August. 19, 2019 10:11,   

Updated August. 19, 2019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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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평등의 세대…’는 청춘을 희생해 절차적 민주주의 제도화를 이끈 386세대가 오늘날 세대 간 불평등의 정점에 있다는 게 주된 요지다.

 1997년 외환위기는 386세대가 ‘저절로’ 권력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산업화 세대가 일찌감치 정리해고에 내몰리는 동안 기업의 밑바닥부터 허리를 구성하고 있던 386세대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기업들이 10년 가까이 신규 채용을 줄여 아랫세대의 비중 역시 줄었다. 살아남은 386세대와 노조는 ‘사회 연대’ ‘사회 개혁 투쟁’ 대신 ‘전투적 경제주의’에 입각해 자신들의 몫을 챙기는 데 몰입했다. 또한 386세대는 산업화 세대가 만든 부의 불평등을 물려받았고, 2000년대 중반 부동산 폭등 시기에 자산을 축적할 기회를 얻었다.

 세대 간 불평등과 386세대 비판은 기존에도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은 데이터를 통해 정밀하게 이를 보여준다. 국회의원 입후보자 및 당선자 수, 기업 이사진 점유, 대기업 및 정규직 등 상층 노동시장의 점유율, 근속연수, 인구 대비 소득 점유율, 소득 상승률 등 386세대의 독점과 상대적 장기 집권을 그대로 보여주는 각종 지표가 책에 빼곡하다.

 이철승 교수는 386세대는 “다른 세대가 취할 수 없는 지위를 통해 뭉친 배타적 권력·이익 독점체”가 됐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묻는다. “이 세대가 오늘날 노동시장에서 고통받는 20, 30대 청년세대와 바로 아래에서 희생한 40대, 그리고 위계구조의 최대 희생자 집단인 여성과 비정규직을 대표하지 못한다면, 산업화 세대의 정치권력과 무엇이 다른가?”


조종엽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