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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이란, SNS서 또다른 ‘여론전쟁’

Posted August. 06, 2019 09:55,   

Updated August. 06, 201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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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의 수니파 맏형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 맹주 이란이 소셜미디어의 가짜 계정을 이용한 ‘여론 전쟁’을 벌이고 있다. 5일 로이터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두 나라는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거대 소셜미디어에서 가짜 계정을 통해 자국 정부와 지도자를 옹호하고 적국(敵國) 정부를 비난하는 데 열심이다.

 사우디는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팔레스타인, 카타르 같은 주변국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목적으로 가짜 계정을 운영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페이스북은 최근 사우디 정부와 연관된 개인들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짜 계정 350여 개를 폐쇄했다. 너새니얼 글레이처 페이스북 사이버보안정책 책임자는 “이 계정들은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정책을 칭송하고 예멘 내전에서 사우디군이 벌인 활약을 주로 다룬다”고 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 가짜 계정의 활약은 최근 2년간 크게 두드러졌다. 2017년 6월 왕세자가 된 무함마드 왕세자의 부상 시기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후 지금까지 사우디는 예멘 내전 개입, 친이란 성향의 카타르와 단교,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배후 의혹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란도 소셜미디어 가짜 계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인으로 위장한 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행정부를 비난하는 특징을 보인다. 지난해 5월 이란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한 미국의 행보, 미국의 친이스라엘 정책을 집중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트위터도 올 들어 이란산 가짜 계정을 7000개 이상 파악했다.

 페이스북은 최근 UAE와 이집트에 관련된 마케팅 회사들이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400여 개의 가짜 계정도 폐쇄했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가짜 뉴스 전문가 벤 니모는 “각국 간 매우 강한 경쟁의식이 있는 중동에서 소셜미디어가 새로운 전쟁터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세형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