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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침체 속 삼성전자 마저 어닝쇼크...경제정책 대전환해야

산업 침체 속 삼성전자 마저 어닝쇼크...경제정책 대전환해야

Posted March. 27, 2019 08:33,   

Updated March. 27, 201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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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어제 자율공시를 통해 “당초 예상보다 디스플레이와 메모리 반도체 사업 환경이 약세를 보임에 따라 올해 1분기(1∼3월)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아직 1분기가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 사전 의견을 낸 것은 창립 50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연속으로 ‘실적 어닝쇼크’를 공식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1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6조 원대로 주저앉을 것이 유력시된다. 영업익 10조 원대를 간신히 유지한 작년 4분기보다 30% 이상 급감한 것이고, 지난해 동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실적이다.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도 내년 1분기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비관론으로 바뀌고 있다.

 상장사 영업이익의 38%를 차지하고 전체 법인세의 6% 이상을 부담하는 삼성전자의 실적 쇼크는 각종 경제지표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1%를 차지하는 반도체의 급격한 경기 하강은 가뜩이나 힘든 국내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이미 반도체 수출이 꺾이면서 국내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수출이 10% 감소하면 5만 명이 직간접적으로 일자리를 잃고 최대 20조 원의 생산유발액이 감소한다는 게 한국경제연구원의 분석이다. 자동차·조선 같은 주력산업이 고전하는 가운데 반도체와 함께 수출을 떠받쳐온 디스플레이, 정유·화학 기업들도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어 걱정이다.

 삼성전자와 반도체에 필적할 새로운 성장 산업과 수출상품을 육성했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식어가는 성장 엔진을 살리고 반도체 편중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규제 혁파를 통해 혁신성장에 더 과감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반도체 공장의 전력공급을 위한 송전탑 건설이 4년 넘게 지연되다가 결국 기업이 공사비를 떠안은 그런 환경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산업계도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드론, 5세대(5G) 서비스 등 신산업에 대한 투자를 서둘러야 한다. 더 이상 소모적인 정책 논쟁으로 시간을 지체할 여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