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초라한 2018 세계증시…시총 1경3776조원 증발

초라한 2018 세계증시…시총 1경3776조원 증발

Posted December. 31, 2018 08:22,   

Updated December. 31, 2018 08:22

日本語

 올해 미중 무역분쟁과 선진국의 통화 긴축,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이면서 글로벌 증시의 시가총액이 약 12조3000억 달러(1경3776조 원)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코스피는 주요 20개국(G20) 대표 지수 중 4번째로 높은 하락률을 보였다. 외풍에 허약한 한국 증시의 특성이 다시 한번 입증된 것이다. 

 3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27일 기준 세계 주요 증시 시가총액은 68조9000억 달러로 지난해 말 대비 15.2% 줄었다. 지난 10년 동안 이어진 강세장이 내리막길에 들어섰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는 미국 증시에서만 시총 3조 달러 이상이 사라졌다. 전 세계 주요 91개 지수 중 올 들어 상승한 곳은 11개에 불과했다. 7개 지수는 하락률이 20%를 넘었다.

 미중 무역분쟁의 직격탄을 맞은 중국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24.6% 하락해 G20 증시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미국에 이은 시총 2위 자리도 4년 만에 일본에 내줬다.

 최근 중국 증시와 동조화 경향이 더 두드러지고 있는 코스피는 이런 외부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의 실적 전망까지 어두워지면서 시총 262조 원이 증발했다. 코스피 상장종목 879개 가운데 626개사(71.2%)의 주가가 하락했다.

 미국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 것이 치명적이었다. 지난 2년 동안 국내 주식을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올 들어 5조7000억 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국내 증시를 떠받치고 있는 반도체 산업의 업황에 대한 우려, 분식회계 논란 등으로 1년 내내 부침을 겪은 제약바이오 업종의 부진이 투자 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대형주의 부진 속에 일부 테마주의 수익률 고공 행진 현상도 나타났다. 올해 코스피에서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부산산업(450.67%)이었다. 남북 철도 연결 테마주로 주목받으면서 주가가 폭등했다. 수익률 상위 10위권에 포함된 종목 중 한창제지(194.05%)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 남선알미늄(185.85%)은 이낙연 국무총리 테마주로 각각 거론되며 주가가 급등했다. 이달에는 수소차 테마주에 자금이 몰리며 ‘묻지 마 투자’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전문가들은 내년 1분기(1∼3월)까지는 코스피의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수출의 25%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의 경기지표가 안정되고, 국내 기업들의 이익 사이클이 저점을 찍었다는 신호가 나타나야 증시도 반등을 노려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성민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