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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훈련 구슬땀 흘리는 이정은

Posted December. 27, 2018 09:19,   

Updated December. 27, 201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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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은(22·대방건설)은 성탄절인 25일 오전 5시 30분 잠에서 깼다. 아직 사방이 어두운 오전 6시. 그는 350m 정도 되는 운동장을 10바퀴 달리는 걸로 하루를 시작했다.

 벌써 2주째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다. 이정은은 지난주부터 전남 해남에서 4주 일정으로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하고 있다. 고교 시절부터 6년째 하고 있지만 이번만큼은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2019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처음 뛰어들기 때문이다. “해가 갈수록 힘들어진다. 나이를 먹어서인가(웃음). 하지만 더 큰 무대를 향한다는 부담감과 설렘 속에서 더 집중하게 된다. 몸을 잘 만들어야 내년 시즌에도 버틸 수 있다.”

 LPGA투어는 대회마다 이동거리가 길고, 시차도 있어 강한 체력은 성공적인 적응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꼽힌다. 박인비, 박성현 등 LPGA 선배들도 후배 이정은에 대한 조언으로 컨디션 관리를 첫 번째로 언급했다.

 훈련지 해남은 한겨울에도 영상의 기온일 때가 많아 야외 활동에 적합하고, 다양한 운동기구와 시설을 갖춘 우슬트레이닝센터가 있어 동계훈련의 메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정은은 아침 식사 전까지 1시간 30분 동안 구보, 계단뛰기 등 유산소 운동을 한 뒤 오전 9시 30분부터 2시간 가까이 골프 연습장에서 샷을 가다듬는다. 오후에는 웨이트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소화한 뒤 야간에도 보강 운동과 빈 스윙 등을 한다. 유연성 강화를 위해 수영과 요가 등도 병행한다.

 이정은은 “체력과 근력이 좋아지면 부상을 막을 수 있고, 정신적으로 강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지옥훈련이지만 다 마치고 나면 어떤 걸 하더라도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들게 된다”고 말했다.

 올해 이정은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전념하다 LPGA투어 6개 대회에 출전하는 강행군에도 큰 부상 없이 시즌을 마쳤다. KLPGA투어에선 상금왕과 평균타수 1위를 차지했다. 강한 체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성적이다.

 이정은을 전담 지도하고 있는 정상욱 트레이너는 “늘 본인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려고 노력한다. 안 되는 동작은 메모까지 해가며 기어코 해낸다”고 칭찬했다. 현재 이정은의 몸 상태는 80% 정도인데 조금 더 끌어올리면 스쾃을 95∼100kg 들어올릴 정도로 남다른 파워를 갖췄다는 게 정 트레이너의 설명이다. 

 이정은은 내년 1월 중순 태국으로 출국해 4주 정도 연습 라운드와 본격적인 스윙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KLPGA투어 신인왕 출신으로 국내 무대를 평정한 그는 벌써부터 LPGA투어에서 5년 연속 한국인 신인왕에 오를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루키답게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겨우내 흘린 땀방울이 한 해 농사를 결정지을 것이다.”

 땅끝마을로 유명한 해남에서 이정은의 푸른 꿈이 커가고 있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