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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무기 개발? 손 내저은 KAIST

Posted April. 06, 2018 09:14,   

Updated April. 06, 2018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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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과학자 50여 명이 4일(현지 시간) KAI-ST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한 ‘킬러 로봇’ 개발을 중단하라”며 연구 협력 보이콧을 선언했다.

 KAIST가 올해 2월 국내 정보기술(IT) 솔루션 기업인 한화시스템과 공동으로 문을 연 국방인공지능(AI)융합연구센터가 공격용 대량살상 무기를 개발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들은 KAIST와의 공동연구 등 협력을 일체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4일 과학저널 ‘사이언스’ 등에 따르면 AI 전문가 토비 월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는 이날 이런 내용이 담긴 세계 29개국 출신 과학자 57명의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국내 과학계는 세계 과학자들이 국내 연구기관에 공동성명을 낸 것을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월시 교수는 2015년부터 국제적으로 AI 킬러로봇 개발을 반대하는 운동을 벌여온 활동가로 알려져 있다. 딥러닝(심층 기계학습) 분야를 개척한 영국 출신의 컴퓨터공학자 제프리 힌턴 구글 연구원 겸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와 요슈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학습알고리즘연구소장도 이번 공동 성명에 참여했다.

 KAIST 융합연구센터는 출범 당시 △AI 기반 지휘결정 지원 시스템 △무인잠수정 항법 알고리즘 △지능형 항공기 훈련 시스템 △지능형 물체 추적 및 인식 기술 등 4가지 기술을 집중적으로 연구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KAIST는 무기체계가 아닌 전략지원체계(비무기체계)를 개발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해외 과학자들은 성명서에서 KAIST가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공격용 무인기(드론)와 잠수함, 미사일, 전쟁용 로봇 등을 개발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공동성명을 주도한 월시 교수는 “KAIST 같은 우수한 연구 기관이 무기 개발 경쟁을 부추기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우리는 KAIST 총장이 AI 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길 공개적으로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성철 KAIST 총장은 이날 저녁 즉각 57명 전원에게 반박 서신을 보냈다. 신 총장은 서신에서 “KAIST는 한국을 대표하는 연구 및 교육 기관으로, 인공지능을 포함한 모든 기술의 적용에 대한 윤리적 우려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이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국방AI융합연구센터는 대량살상 무기 등 인간의 통제력을 벗어난 자율 무기를 포함해 인간 존엄성에 위협이 되는 연구는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에서는 방위산업에 AI를 접목한 연구가 추진되고 있다. 미국 국방연구소(ARL)는 최근 AI를 접목해 사람과 지능형 로봇이 협업할 수 있는 군사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 역시 민간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AI 기반 국방 강화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월시 교수 등 과학자들은 관련 연구 계획이 발표될 때마다 이를 반대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송경은 kyunge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