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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유권자 '극우 바람' 잠재웠다

Posted December. 15, 2015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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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파리 연쇄 테러 발생 한 달 만인 13일 실시된 프랑스 지방선거 결선투표에서 극우 정당 국민전선(FN)이 완패했다. FN은 6일 1차 선거에서 테러 이후 고조된 반()이민 반이슬람 정서에 힘입어 1위에 올랐으나 1, 2위 득표자들을 상대로 한 결선투표에선 예상 밖으로 고배를 마셨다.

결선투표 중간집계 결과 FN은 13개 도 가운데 단 한 곳에서도 1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반면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 우파 공화당은 7곳에서, 중도 좌파 성향의 집권 사회당은 5곳에서 승리했다. 특히 공화당은 수도권에서 17년 만에 승리했다. 득표율로 보면 공화당이 40%로 1위를 차지했으며 사회당은 30%, FN은 28%로 그 뒤를 이었다.

당선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됐던 마린 르펜 FN 당수는 북부 노르파드칼레피카르디에서 공화당 후보인 그자비에 베르트랑 전 노동장관에게 57% 대 43%로 패배했다. 또 르펜 대표의 조카인 마리옹 마레샬르펜 후보도 남부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에서 공화당의 크리스티앙 에스트로시 니스 시장에게 45.5% 대 54.5%로 패했다. 사회당은 FN의 승리를 저지하기 위해 두 곳 모두에서 자기 당 후보를 사퇴시키고 공화당을 지지했다.

FN의 무서운 상승세에 위기감을 느낀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소로 향한 게 결정적 패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5년 전 43%였던 지방선거 결선 투표율은 이번에 58%로 치솟았다. 공화당과 사회당이 반극우 바리케이드 작전을 펼친 것도 주효했다. 결국 FN의 돌풍은 1주일 만에 찻잔 속의 태풍으로 잦아들었다.

하지만 FN은 결선투표에서 660만 명의 거대한 지지 기반을 확인했으며 프랑스 전역의 지방의회에 적지 않은 의원을 배출해 2017년 대선을 위한 중요한 교두보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르펜 대표는 이날 개표결과에 대해 FN을 중상모략한 사회당 정부 선동에 희생된 결과라며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FN의 상승세는 누구도 막을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됐으며 2018년 대선 때는 반드시 복수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집권 사회당 소속의 마뉘엘 발스 총리도 FN의 위협이 사라지지 않았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