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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교과서 국정화, 군사 작전하듯 밀어붙일 일인가

국사교과서 국정화, 군사 작전하듯 밀어붙일 일인가

Posted November. 04, 2015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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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17년부터 중고교 역사교과서를 국정 체제로 바꾸기로 확정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어제 현행 검정제도로는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라며 국정화안을 확정 고시했다고 밝혔다. 황교안 국무총리도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검정교과서가 몇 종인지는 형식적 숫자일 뿐이고 사실상 1종의 편향 교과서라며 고등학교의 99.9%가 편향적 교과서를 선택해 다양성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현행 검인정 교과서들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국가관과 역사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정부 여당의 우려는 공감할 만하다. 그러나 다양성을 상실했으면 다양성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지 다양성을 아예 틀어막고 국정 단일화로 가는 것은 정도가 아니다.

정부는 국정화 문제를 쇠뿔도 단김에 빼려 는듯 속전속결로 밀어붙이고 있다. 처음 정부 방침을 발표한 뒤 바로 행정예고에 들어갔고 찬반 의견을 듣는 둥 마는 둥 한달도 안돼 쫓기듯 시행을 서둘렀다. 5일로 예정된 확정고시를 무엇이 그리 급한지 이틀 앞당겼다. 충분한 여론수렴과 공개토론 없이 역사교육 문제를 이렇게 군사작전 하듯 해치워도 되는지 묻고 싶다.

국정화 계획이 발표되자 사회 각계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행정예고 기간에 교육부에 의견을 낸 47만 여 명 중에서도 찬성이 15만 여명, 반대가 32만 여명으로 반대가 더 많았다. 황 총리는 어제 현행 교과서들은 1948년을 정부수립으로 서술해 대한민국 건국의 의미를 축소했다고 잘못이라고 지적했으나 교육부가 발간한 교과서 집필기준이 그렇게 돼있다는 것을 아는가 모르는가. 정부가 집필기준과 검인정 강화도 제대로 하지 않고 사태를 국정화로 몰아가 국론분열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새려들어야 한다.

역사 해석은 누구도 독점할 수 없으며 국가가 일방적 시각을 주입하려 드는 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 세계에서 국정교과서를 발행하는 나라는 북한 베트남 같은 일부 사회주의 국가 밖에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정권이 바뀌면 또 바뀔 수밖에 없는 교과서를 만드느라 국론을 갈라놓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그제 밤부터 국회에서 철야농성을 벌이며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다. 야당이 국정화에 반대할 수는 있으나 극단으로 흐르면 국민의 외면을 사기 쉽다. 만들지도 않은 국정교과서를 무조건 친일 독재 교과서로 규정하고 장외투쟁에 이어 농성과 국회 보이콧이라는 강성투쟁을 하는 것은 책임 있는 제1 야당의 자세가 아니다.

국회에는 노동개혁 5개 법안과 각종 경제법안 통과, 내년 예산안 심사 같은 현안들이 쌓여 있다. 새누리당은 야당을 국회로 돌아오게 만드는 정치력을 발휘하고, 새정연도 당장 내년 예산안부터 꼼꼼히 심사해야 한다. 여야 모두 국정화 정쟁을 정치적으로 이용해 상황을 더 악화시키면 국민의 심판을 면키 어렵다.